전창진 불법토토 혐의가 최강 떡밥?… “해외안 전토토” 신난 토쟁이들

입력 2015-05-27 06:10
SNS 타임라인 화면촬영

‘토쟁이’들이 날개를 폈다. 프로농구 안양 KGC 인삼공사의 전창진(52) 감독이 불법 스포츠토토 베팅 및 승부조작 혐의로 경찰의 수사망에 오르면서다. ‘토쟁이’는 불법 스포츠토토 운영자와 회원을 통칭하는 은어다.

27일 SNS와 블로그에서 ‘전창진’이나 ‘전토토’를 검색하면 불법 스포츠토토 사이트를 소개하는 홍보 문구가 실시간으로 나타나고 있다. ‘전토토’는 농구팬들이 전 감독에게 붙인 별명이다. 전 감독의 소속팀이 예상 밖의 패배를 당할 때마다 불법 스포츠토토 베팅으로 인한 승부조작 의혹이 불거지면서 이런 별명이 생겼다.

업자들은 교묘한 방식으로 네티즌들을 유혹하고 있다. ‘해외안 전토토’와 같은 문구로 검색 노출의 가능성을 높이거나 인터넷기사처럼 문구와 링크를 위장했다. 노출의 수위가 높은 음란 사진을 활용한 사례도 있다. 포털사이트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 순위에서 전 감독의 이름이 상위권으로 올라갈수록 문구의 노출량도 증가한다. 검색량이 증가한 점을 악용해 평소보다 홍보에 박차를 가한 모양새다.

업자들은 경찰의 수사망을 피하기 위해 해외에 사설 서버를 개설한다. 회원들에게 배당금을 지급하지 않고 잠적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허가를 받은 스포츠토토 업체와는 다르게 배당금에 제한을 두지 않아 피해액이 수억대로 늘어나는 경우도 있다.

서울 중부경찰서는 불법 스포츠토토에 거액을 베팅하고 승부를 조작한 혐의로 전 감독을 수사하고 있다. 전 감독의 불법 스포츠토토 베팅과 승부조작의 정황은 경찰이 사채업자들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의심을 받은 경기는 부산 KT의 지난 2월 14일 부산 사직경기장에서 열린 KGC와의 홈경기와 같은 달 20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서울 SK와의 원정경기다. 당시 KT는 KGC에 63대 75로, SK에 60대 75로 각각 졌다. 전 감독은 2009-2010 시즌부터 지난 시즌인 4월까지 KT를 지휘했다. 지난 시즌을 마치고 KGC로 옮겼다.

전 감독은 변호인을 통해 “두 명의 후배가 불법 스포츠토토에 필요한 자금을 빌리는 과정에서 이름을 도용당했다”며 “잡음을 피하기 위해 후배들의 빚도 대신 다 갚아줬다. 후배들이 지난주에 긴급체포 되면서 갑자기 승부조작 문제가 불거졌다”고 주장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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