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인사청문회] 野, 법무장관 재직시 ‘민감한’ 언행 검증에 초점 맞출 듯

입력 2015-05-26 22:58

황교안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법무부 장관 재직 과정에서의 그의 언행에 검증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황 후보자는 법무부 장관에서 곧바로 총리 후보자가 된 만큼 전관예우나 병역 기피 등 의혹에 대해선 한 차례 스크린을 받았다. 그러나 기부 약속 이행 여부나 장관 재직 당시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건에 대한 수사지휘 의혹 등은 논란거리로 남아 있다. 야당은 황 후보자 내정 때부터 그를 ‘공안총리’로 규정하고 사실상 ‘부적격’ 판정을 내리며 송곳검증을 예고했다.

◇기부 약속 지켰나=황 후보자는 법무부 장관 인사청문회 당시 2011년 8월부터 17개월간 수임료로 15억9000만원을 받았다. 한 달 평균 9300여만원을 받은 셈이어서 전관예우 논란이 일었고 본인도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급여를 받아 송구스럽다. (기부) 용의가 있다”며 “주변분들이 다 납득할 수 있는 봉사활동과 기여활동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황 후보자 재산은 장관 인사청문회 당시 25억8925만원에서 지난해 말 22억6556만원으로 3억2000여만원 가량 줄었다. 장관 재직 당시 아들에게 증여한 3억원을 제하면 재산 변동이 거의 없는 셈이다.

그러나 야당은 장관 재직 후 예금자산이 2억원 늘어난 점을 근거로 들어 “기부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황 후보자는 구체적인 해명 대신 “청문회에서 소상하게 밝히겠다”고만 했다. 그는 과거 국정감사에서도 “기부를 했다”고 언급했지만 내역은 공개하지 않았다.

◇편향된 역사관 의혹 해명=황 후보자는 ‘국가보안법 해설’(1998년), ‘국가보안법’(2011년), 집회·시위법 해설(2009년) 등의 저서를 펴낼 정도로 검찰 내 대표적인 ‘공안통’이다.

야당은 그가 저서에서 4·19 혁명을 ‘혼란’으로, 5·16 군사 쿠데타를 ‘혁명’으로 표현한 점을 들어 편향된 역사관을 공격 대상으로 삼고 있다. 부산고검장 시절 김대중 전 대통령을 ‘김대중씨’로,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를 ‘투신’이라고 말한 부분도 논란 대상이다. 황 후보자는 장관 인사청문회 때도 ‘5·16을 쿠데타와 혁명 중 어떤 표현으로 불러야 하느냐’는 질무에 “공직후보자 입장에서 밝힐 수 없다”고 언급했다가 야당이 거듭 추궁하자 “교과서에는 쿠데타로 표기된 걸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장관 재직 당시 행적=새정치연합은 지난 2년여간 검찰이 맡았던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을 모두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적인 게 2013년 ‘국가정보원 댓글’ 수사다.

황 후보자는 당시 특별수사팀이 원세훈 전 국정원장에게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적용하지 못하도록 수사지휘를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 문제로 당시 채동욱 검찰총장과의 갈등설이 야기됐고, 그해 국정감사 때 특별수사팀장이 “수사초기부터 외압이 많았다. (법무부 장관도) 무관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원 전 원장은 1심에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무죄가 났지만 2심에선 유죄 판결을 받았다.

야당은 채동욱 전 검찰총장의 혼외자 의혹에 대한 감찰 지시와 서울시 공무원 간첩 증거 조작 사건 및 청와대 비선 실세 국정개입 의혹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에 대해서도 벼르고 있다.

황 후보자는 사시 합격 직전인 80년 7월 두드러기 질환인 ‘만성담마진’으로 병역이 면제됐다. 야당은 지난 10년간 병역 면제자 중 같은 질환을 앓은 사람이 91만분의 1의 확률이라며 의혹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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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웅빈 기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