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엔 영원한 적도 영원한 동지도 없다’는 말이 있지만 SNS만큼 그 말이 딱 맞아 떨어지는 곳도 없는 것 같습니다.
석가탄신일 연휴기간 SNS를 통해 ‘명암’이 극명하게 갈린 두 명의 연예인이 있습니다.
배우 김부선(54)과 가수 이승환(50)이 주인공들인데요, 나름대로는 ‘할말은 하는’ 대표적 개념 연예인으로 정평이 나 있지요.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김부선은 예상하지 못한 ‘늪’에 빠졌고 이승환은 ‘날개’를 달았다고 할까요?
김부선은 아파트 ‘0원 난방비’를 폭로, 우리사회 부조리를 고발하며 SNS ‘난방열사’라는 별명을 얻으며 SNS에 ‘여걸’로 떠오른 인물입니다. 물론 이전에도 대마초 합법화, 동성애자 등에 소신있는 발언을 하면서 주목을 받긴 했지만 ‘난방열사’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지요.
그런데 SNS에서 이렇게 잘 나가던 김부선의 인기가 ‘급전직하’하는 사건(?)이 발행했습니다.
지난 22일 김부선이 JTBC의 ‘엄마가 보고 있다’라는 프로그램에서 하차하면서 그 이유를 자신의 페이북에 밝힌 것이 계기가 됐는데요 사연의 내막은 이렇습니다.
김부선은 당시 페이스북에 같이 출연하는 명문대 출신 후배 여배우가 녹화시간에 2시간이나 늦게 나타나면서도 사과한마디 없어 이를 나무랐는데 이것이 자신이 프로그램 하차 원인이라고 밝혀 논란이 됐습니다.
명문대 출신 후배란 황석정을 지칭한 것인데요 JTBC측에서 곧바로 출연진과 제작진 교체는 예정된 일이라고 해명하자 김부선은 다음날 입장을 바꿉니다. 페이스북에 “선배가 보듬어주지는 못하고 순수한 황석정을 벼랑끝으로 내몰았다. 미안하다”는 글을 올렸습니다.
여기서 끝났으면 좋았을텐데 이글을 쓴지 얼마되지 않아 김부선은 또 말을 바꿉니다. 불과 몇시간 뒤 황석정에게 사과한다는 말은 거짓말이라며 “죽을만큼 괴롭다. 황석정 그렇게 살지마”라는 경고까지 합니다. 이때 앞서 페이스북 사과 글은 삭제했습니다.
24일엔 앞서 논란이 됐던 모든 글을 지우고 “졸지에 하루밤새 또라이로 전락했다”며 “신중치 못한 거 죄송하다. 스트레스가 과했던 것 같다”는 알 수 없은 내용의 글을 올렸습니다. 현재는 이글마저 삭제된 상태입니다.
‘폭로→사과→번복→삭제’로 이어지는 이 과정에서 김부선은 누리꾼들의 호된 질타와 함께 그간 사회 부조리를 고발하며 받았던 명성을 한꺼번에 잃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김부선 너무 나갔다” “김부선 왜 이래” “안타깝다” “잘 봤는데 저급하다” 등의 댓글이 그걱 방증하고 있습니다.
이와 반대로 이승환은 소신있는 글로 날개를 명성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승환은 23일 노무현 전 대통령 6주기 추도식에서 노 전 대통령의 아들 건호씨가 김무성 대표를 비판한데 가세해 자신의 페이스북에 2003년 국회 본회의장에서 김 대표가 노무현을 대통령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한 말을 비판하며 “친박은 아니신 듯 한데 천박은 하신 듯 합니다”라고 날선 비판을 가했습니다.
팬들과 누리꾼들이 이 ‘쎈 발언’에 대해 걱정하자 이승환은 7시간 만에 다시 글을 올려 “저는 공중파 TV에서는 한번도 1위를 한 적이 없지만 지금도 한해에 수십회의 단독 공연을 여는 행복한 가수”라며 “쎈 발언을 할때마다 걱정하시지만 실력이 있으니 굽신거리거나 부정을 저지르지 않아도 먹고 살수 있다”는 자신감을 피력했습니다.
누리꾼들은 “진심을 믿는다” “존경한다” “돈보다 중요한 가치 용기를 얻습니다” “멋집니다” 등의 댓글로 힘을 보탰지요.
김부선과 이승환의 명암이 이렇듯 뚜렷하게 대비되는 건 같은 시기에 발생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네편 내편’ 편가르기 좋아하는 누리꾼들의 독특한 성향 때문이기도 합니다.
사실 김부선은 나름대로 억울한(?) 면도 있을 수 있겠지만 사실여부보다는 오락가락하는 입장 자체에 점수(?)를 잃은 셈이지요.
이승환 또한 표현의 옳고 그름을 떠나 민감한 사안에 대한 ‘소신’이 점수를 많이 얻은 것이고요.
그러나, 두 ‘개념’ 연예인들이 이번 사안에 대해 일희일비할 것 같지는 않습니다.
자신들의 ‘개념’이 바뀌자 않는 한 이번 같은 ‘명암’이야 언제든 뒤 바뀔수 있다는 것 쯤은 알고 있을테니까요...
신태철 기자 tcshin@kmib.co.kr
[친절한 쿡기자] 명암 엇갈린 두 ‘개념 연예인’… 김부선 ‘울고’ 이승환 ‘웃고’
입력 2015-05-26 16: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