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아침에 자신이 속한 팀을 떠나야 하는 심정은 어떨까.
지난 6일 한화 이글스의 좌완 유망주였던 유창식은 긴 하루를 보냈다. 충남 서산의 한화 2군 구장에 있던 유창식은 트레이드 소식을 접하자마자 짐을 쌌다. 트레이드가 부족한 팀 전력을 보강하기 위한 선택이라고는 하지만 예고도 없이 떠나는 그의 마음은 편치 않았다. 남은 짐을 정리해 선수단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넨 유창식이 향한 곳은 KIA 타이거즈가 있는 광주였다.
유창식은 28일 KIA의 선발투수로 나설 예정이다. 상대는 4대 3 트레이드를 통해 떠난 한화다. KIA 유니폼을 입은 뒤 친정과의 첫 만남이다.
유창식은 2011년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계약금 7억원을 받고 화려하게 프로 무대에 데뷔했다. 그러나 입단 후 5년간 부상과 제구 난조로 기대만큼의 성적은 내지 못했다. 한화에서 5시즌 동안 107경기 16승27패4홀드 평균자책점 5.50에 그쳤다. 올해도 한화 유니폼을 입고 8경기에 나와 2패만 안았다.
광주일고 출신으로 고향 팀으로 이적한 뒤 유창식은 달라진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4경기에 출전해 1패를 안았지만 평균자책점은 올 시즌 한화에서 기록한 9.16에서 3.52로 크게 줄었다. 무엇보다 마운드에서 나타나던 긴장하는 모습이 사라졌다.
트레이드를 경험한 선수들에게 친정팀은 부담스러운 존재다. 한 선수는 “어제의 동료가 오늘은 적이 된 상황이라 심적 부담이 크다”며 “더구나 서로를 너무 잘 알기 있기 때문에 좋은 성적을 내기도 어렵다”고 토로했다.
지난 15일 kt 위즈에서 롯데 자이언츠로 옮긴 박세웅은 친정팀과의 첫 대결에서 단 2.1이닝만 던지고 5실점 한 뒤 강판됐다. 결국 이종운 롯데 감독은 심리적으로나 체력적으로 지쳐있는 박세웅을 위해 2군행을 결정했다.
반대로 친정팀과의 맞대결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다면 자신감을 끌어올릴 수 있다. 이대진 KIA 투수코치는 “부담은 되겠지만 피해갈 수는 없다. 자신감이 생겼을 때 던지는 게 낫다”며 유창식의 선발 등판 가능성을 얘기했다.
kt에서 롯데로 옮긴 이성민도 박세웅이 부진한 날 중간계투로 나와 2이닝 동안 삼진 5개를 잡고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이성민의 성적은 롯데로 팀을 옮긴 후 완전히 달라졌다. 최근 10경기에서 평균 2이닝 동안 탈삼진 21개를 잡았다. 자신감이 올라온 상황에서 친정팀과 당당히 맞대결을 펼친 이성민은 이제 롯데 마운드의 중요한 허리가 됐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
[프로야구]트레이드 당한 선수들의 친정팀을 대하는 방법
입력 2015-05-26 14:59 수정 2015-05-26 17: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