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럽다”는 언니·친구들에 대한 서울여대 총학생회 입장

입력 2015-05-26 11:27 수정 2015-05-26 13:34

서울여자대학교 총학생회가 대자보 철거 논란으로 따끔한 매를 맞고 있습니다. 이 학생 졸업생 143명이 “졸업생으로 가졌던 자부심에 상처를 입었다”는 성명서로 부끄러운 후배를 나무랐고 고려대·서강대·경희대 등 54개 학생단체도 “총학생회가 노동자의 삶이 걸린 현수막을 멋대로 뗄 수 있냐”고 비판했습니다. 그야말로 십자포화를 맞는 중입니다.

서울여대 총학생회 페이스북에는 20일 대자보 철거 공지 이후 아무 것도 올라오지 않았습니다. 때문에 총학생회가 사과를 하지 않고 어물쩍 지나가는 건 아닌지 궁금해 하는 이들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이들은 사과를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26일 본보와 통화한 정지우 총학생회장은 먼저 고개를 숙였습니다.

“잘못을 저질러 일을 크게 만든 입장에서 달리 드릴 말씀이 없다”고 운을 뗐습니다.

그러면서 “신중하지 못한 판단으로 청소 노동자와 학생, 교수와 같은 학내 구성원에게 결과적으로 피해를 줬다”며 “통렬히 반성하고 있다”고 사과했습니다.

청소 노동자와 학생, 교수 등 학내 구성원에게 어떻게 사과할지를 논의하고 있다며 지켜봐 달라고 덧붙였습니다.

졸업생과 다른 학교의 비판을 한꺼번에 받는 모습이 조금은 안쓰럽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인터넷상에는 서울여대 학생 전체에 대한 수준 이하의 비하가 난무합니다.

일부에서는 축제를 앞두고 현수막을 철거한 ‘잘못’에 비해 과한 매를 맞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총학생회가 철거 공문을 보냈지만 중간에 용역업체가 이를 청소 노동자에게 전달하지 않았다는 증언과 일부 학생이 청소 노동자를 심정적으로 지지했지만 이들의 도 넘은 농성 탓에 불만이 많았다는 학생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쏟아지는 비판 속에서 그래도 잘못을 인정하고 진정한 사과를 고민하고 있다니 참 다행입니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