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창진 승부조작 의심 경기 보니… 3쿼터에 갑자기 6득점?

입력 2015-05-26 10:59 수정 2015-05-26 16:21
부산 KT 홈페이지 스코어보드

프로농구 안양 KGC 인삼공사의 전창진(52) 감독이 불법 스포츠토토에 거액을 베팅하고 승부를 조작한 것으로 의심을 받은 경기는 모두 지난 2월에 열렸다. 전 감독은 당시 부산 KT를 지휘했다.

서울 중부경찰서는 26일 전 감독에게 불법 스포츠토토 사이트에 거액을 걸고 승부를 조작한 혐의를 적용하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경찰은 전 감독의 불법 스포츠토토 베팅과 승부조작의 정황을 진술한 사채업자 등을 소환 조사했다. 베팅은 배당률의 두 배에 달했으며 지금까지 드러난 금액만 3억원으로 알려졌다.

경찰이 의심한 경기는 지난 2월 14일 부산 사직경기장에서 열린 KGC와의 홈경기와 같은 달 20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서울 SK와의 원정경기다. KT는 KGC에 63대 75로, SK에 60대 75로 졌다.

SK와의 경기에서는 주포 조성민이 10분간 코트를 누볐지만 득점하지 못했다. 백업으로 출전한 김현수는 17분 동안 무득점이었다. KT는 1쿼터에서만 6득점하는 등 시작부터 부진했다. 주도권은 시종일관 KT 쪽으로 넘어오지 않았다.

KGC와의 경기에서도 스코어보드에 이상한 점을 발견할 수 있다. 1·2·4쿼터에서 20점 안팎으로 득점한 KT가 3쿼터에서만 6득점했다. KGC는 3쿼터에서 22득점했다. 승부는 여기서 갈렸다.

전 감독은 2009-2010 시즌부터 KT를 지휘했다. 지난 시즌이 폐막한 3월에 계약을 마치고 곧바로 KGC로 옮겼다.

경찰이 전 감독의 혐의를 입증하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증거가 필요하다. 선발 명단을 작성하고 선수를 투입하는 권한은 모두 감독에게 있다. 부진한 선수를 기용하거나 작전 실패로 인한 쿼터별 득점 변화만으로는 혐의를 입증할 수 없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관련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