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은 인터넷 매체 ‘신문고뉴스’가 전날 ‘盧 비하 연극 연출자 ‘광복 70주년’ 행사감독‘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송고하면서 시작됐습니다.
기사에 따르면 행정자치부는 오는 8월 15일 치러지는 ‘광복 70주년 중앙경축식’ 행사감독으로 이대영 중앙대 공연영상창작학부 교수를 임명했습니다. 지금까지 광복절 경축식은 행자부가 자체적으로 진행했는데 올해는 외부 전문가를 선정했다는군요.
행정자치부는 모두 10명이 추천됐는데 정종섭 장관이 이대영 교수를 낙점했다고 합니다. 이대영 교수가 2010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예술교육대회 집행위원장, 2013년 국군의 날 행사 총감독 등을 맡은 경력을 높게 평가했다는데요.
매체는 이대영 교수가 뉴라이트 성향의 인사들이 주축이 된 한국현대사학회의 발기인이며 2004년 8월 당시 대통령이었던 노무현 전 대통령을 조롱한 연극 ‘환생경제’를 연출한 장본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정종섭 장관 또한 한국현대사학회 발기인이라고 합니다.
연극 환생경제는 다들 아시죠? 어떤 연극인지 잠시 보시죠.
새누리당의 전신인 한나라당 의원 24명으로 구성된 ‘극단 여의도’가 2004년 8월 전남 곡성 봉조리 주민들 앞에서 선보인 창단 공연입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을 겨냥해 각종 비하와 성적 욕설을 퍼부어 논란이 됐던 공연인데요.
연극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은 ‘노가리’라는 이름으로 술만 퍼마시는 인물로 묘사됩니다. ‘부녀회장’으로 등장했던 당시 박순자 의원은 노가리를 향해 “인사를 해도 욕을 하는 이런 X잡놈이 다 있어”라거나 “야, 사내로 태어났으면 X알값을 해야지” “죽일놈 같으니라구”라는 식의 막말을 퍼붓습니다.
노가리도 등장했던 당시 주호영 의원은 “이쯤하면 막 가자는 거지요?”라면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일갈을 흉내냅니다.
연극은 ‘저승사자’로 출연한 당시 주성영 의원이 “당신 남편(노가리) 내가 보니 개판 오분전인데 데려가면 속 시원하고 좋잖아. 죽은 경제는 살려주는 대신 당신 남편 데려가되 3년간 형의 집행을 연기해줄게”라고 하면서 끝이 납니다. 대통령 임기 끝나는 순간 저승으로 데려가겠다는 것이죠. 그러자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박장대소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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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고뉴스는 ‘당시 한나라당 대표였던 박근혜 대통령도 무대 맨 앞줄에 앉아 박수치고 박장대소하면 관람했다’고 전했습니다.
이대영 교수는 이밖에도 2011년 한국현대사학회 발기인으로 참여했다고 합니다. 이 학회 회원들은 2013년 친일·독재미화 파문을 일으킨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의 집필에도 관여했다는군요.
이 학회에 누가 있는지 좀 더 살펴볼까요?
신문고뉴스에 따르면 ‘위안부는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한 매춘부’라고 주장했던 안병직 뉴라이트재단 이사장, ‘일본 식민지배는 하나님의 뜻’이라고 말한 문창극 총리 후보자를 두둔하고 ‘백범은 대한민국 공로자 아니다‘라고 말한 이인호 KBS 이사장, 박정희 전 대통령을 ‘민족주의 혁명가’로 포장한 박효종 방송통신심의위원장 등이 포진돼 있다네요. 이들은 아울러 이승만 전 대통령을 ‘국부’로 미화하고 박정희 전 대통령을 ‘근대화 혁명가’로 두둔한다고 합니다.
인터넷에서는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네티즌들은 “OOO들이 잘 사는 나라” “세상이 미쳐 돌아가는구나”라며 한숨 쉬고 있습니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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