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파 갈등 해소 위해 계파별 모임 추진?” 김상곤, 계파 틈바구니서 제목소리 낼까

입력 2015-05-26 00:04

새정치민주연합 김상곤 혁신위원장은 위원장직 수락 이후 첫날인 25일 이종걸 원내대표와 회동하는 등 혁신 플랜을 가다듬기 위한 본격적 행보를 시작했다.

특히 이날 회동을 계기로 혁신위와 당내 그룹별 간담회가 추진될 것으로 보여 계파 간 극심한 의견차를 좁히고 쇄신의 꼬인 실타래를 풀기 위한 매듭을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다만 관심을 모으고 있는 혁신위원단의 구체적 윤곽이 드러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 같은 분위기이다.

김 위원장은 이날 서울시내 모처에서 이종걸 원내대표와 오찬 회동을 하고 지난 대선 전후에서부터 최근까지 당 상황과 혁신위 제안 취지 등에 대한 설명을 청취했다.

특히 이 원내대표는 의견 편차가 있는 당내 그룹을 2, 3개 정도로 묶어서 혁신위와 간담회를 갖게 해주겠다고 제안했고 김 위원장도 이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고 이 원내대표가 전했다.

이 원내대표는 "각종 사실관계에 대한 그룹별 의견을 들어봐야 하는 만큼 원하면 자리를 만들어드리겠다고 했다"며 "김 위원장도 그렇게 하면 전체 파악에 도움이 되겠다, 좋겠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간담회를 가질 당내 그룹은 대체로 친노 그룹, 비노 그룹, 그리고 중도 성향 등 3개 정도로 꾸리고, 그룹별로 지금까지 상황에 대해 이해도가 높은 인사들이 참석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은 조만간 순차적으로 간담회를 가질 것으로 전해졌다.

김 위원장은 간담회를 계기로 당내 다양한 의견들을 수렴할 예정이다. 이 같은 프로세스는 당내 기반이 취약한 원외인사인 김 위원장으로서는 현안을 파악하고 핵심 이슈인 당내 계파간 지형과 이해관계를 파악하는 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측 관계자는 "이 원내대표가 여러가지로 혁신위 활동을 돕겠다는 취지로 이야기를 했고, 김 위원장도 감사의 뜻을 전했다"면서도 "여러가지로 혁신위 운영에 대해 고민하고 있지만 아직 위원장직에 대한 최고위원회의의 추인을 받지 않은 상황이라 결정된 부분은 없다"고 말했다.

이날 회동에서 혁신위 인선 문제는 언급되지 않았다.

이 원내대표는 "위원장이 여러 구상이 있을 것"이라며 "내가 간여할 바가 아니라 이야기하지 않았다. 위원회 구성이나 운영 등 문제는 논의 대상이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이 원내대표와의 오찬회동 외에도 개인적으로 일부 인사와 만나며 당내 혁신을 위한 여론을 청취하는 한편 모처에서 위원회 인선과 역할 등에 대해 숙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위원장측 관계자는 "위원장이 향후 위원회 활동 방향과 인선문제에 대해 고민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지금은 위원 후보와 접촉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말해 인선까지 좀 더 시간이 필요할 것임을 시사했다.

이와 관련, 김 위원장이 문재인 대표로부터 전권을 위임받았지만 여전히 고려할 변수가 많은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내부 및 외부 인사의 비율 문제나 계파 간 배분 문제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을 뿐 아니라, 김 위원장이 원외인사로서 인재풀에 한계가 없지 않아 장고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일부에서는 김 위원장이 문 대표와의 관계를 고려, 자신보다 앞서 위원장직을 제안받은 조국 서울대 교수를 부위원장으로 영입하는 등 어떤 식으로든 배려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문 대표는 지난 21일 조국 교수와 함께 김 위원장을 만나 위원장직을 수락하도록 설득했으며, 조 교수는 문 대표가 떠난 후에도 남아 김 위원장에게 거듭 수락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은 전날에 이어 이날도 개인 휴대전화를 꺼놓는 등 입장 표명을 자제하며 신중한 행보를 계속하고 있다.

김 위원장측 관계자는 "당의 위기 상황에 중책을 맡아 여러가지로 고민이 많을 것"이라며 "아무래도 부담이 클 수밖에 없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