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전면전? “IS 말살시키겠다”

입력 2015-05-25 19:49 수정 2015-05-25 20:13

사우디아라비아 살만 국왕이 단단히 화났다.

알아라비야 등 외신은 살만 국왕이 국영 TV를 통해 한 연설에서 이슬람국가(IS) 격퇴 의지를 밝혔다고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IS로부터 본토 테러를 당한 뒤 살만 국왕은 “IS를 말살시키겠다”고 선언했다.

살만 국왕은 22일 발생한 시아파 모스크(사원) 테러에 대해 “극악무도한 범죄”라며 “특히 무고한 민간인들을 상대로 이런 잔혹한 범죄가 일어난 것은 비통하다”고 부르짖었다.

살만 국왕은 “이 범죄에 관여한 어떤 누구라도, 직접 가담하거나 계획을 세웠거나 지지한 누구라도 반드시 응분의 대가를 치를 것”이라며 “비정상적인 생각을 가진 악의 무리들을 말살시키기 위한 우리의 노력은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IS의 사우디 본토 테러

자신의 몸을 폭발물로 두른 한 남성은 22일 사우디 동부 카티프의 시아파 모스크로 뛰어들었다. 이 테러로 금요 예배를 드리고 있던 시아파 무슬림 21명이 목숨을 잃고, 100여명이 크게 다쳤다.

IS는 테러 발생 직후 “우리의 전사가 사우디 시아파 무리를 공격했다”며 인터넷 공개 설명을 했다.

IS 지도자 알바그다디는 14일 공개한 음성메시지에서 사우디가 미국이 주도하는 IS격퇴전에 참여하고 예맨내전에 개입한 것을 비난했다. 알바그다디는 “사우디에 갇혀 있는 조직원들을 해방시킬 것”이라며 “사우디 지도자들은 보복당할 것이고 사우디는 멸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사우디 정부는 자살폭탄테러를 일으킨 범인으로 사우디 국적의 20세 남성 살레프 알카샤미를 지목했다. 사우디 정부는 “알카샤미는 사우디에서 활동하는 IS 세포조직원으로 그의 아버지는 현재 테러기도 혐의로 복역중”이라고 밝혔다. 사우디 정부는 “알카샤미와 함게 활동한 조직원 26명을 붙잡았다”며 “명확한 배후 규명을 위해 추가 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IS가 사우디 본토에서 테러를 감행했다고 주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우디의 종파갈등 폭발 우려

전문가들은 사우디 내부의 종파갈등을 우려하고 있다. 사우디는 수니파가 다수인 국가이지만 지난해 총격테러를 당한 알달와 지역과 이번에 자폭테러가 발생한 카디프는 시아파 주민들이 다수 모여 있는 곳이다. 모스크 테러 후 시아파 주민들은 거리로 몰려나와 정부를 규탄하는 시위를 벌였다. 중동전문매체 미들이스트아이와 인터뷰한 사우디의 한 시아파 주민은 “시아파가 생명의 위협에 노출돼 있지만 정부는 어떤 조치도 하지 않고 있다”고 토로했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