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부대 장병에 15년간 이발 무료봉사 ‘가위손’

입력 2015-05-25 21:07

15년째 무료봉사를 해온 사람이 있어 화제다. 육군은 25일 전남 화순군 능주면에서 이발관을 운영하는 홍문표(61)씨가 15년간 육군 제31보병사단 예하 화순대대를 매주 방문해 장병을 위해 이발 봉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홍씨가 무료 이발봉사를 시작한 것은 2000년 암진단을 받고 나서다. 당시 46세였던 그는 배에 복수가 차올라 병원을 찾았다가 췌장암 진단을 받았다. 여드레 동안 응급실에서 각종 검사를 받으며 그는 “암을 치료할 수만 있다면 죽는 순간까지 봉사하면서 살겠다”고 다짐했다. 암 판정은 오진이었다. 하지만 홍씨는 다짐을 실천하기로 했다.

봉사할 기회를 찾던 중 홍씨는 이발관 단골손님이었던 31사단 화순대대 간부로부터 “부대 이발병에게 기술을 전수해 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홍씨는 매주 부대를 방문해 기술 전수는 물론 무료로 장병들의 머리카락을 잘랐다. 장병들이 많을 때는 일주일에 두 번씩 부대를 찾았지만 지금은 매주 화요일 오후 6시부터 8시 30분까지, 장병 10~15명에게 무료 이발 봉사를 하고 있다.

홍 씨는 “전역한 장병들이 이발관에 들려 자녀들에게 ‘이 아저씨가 아빠가 군대 있을 때 머리 잘라주신 분’이라고 소개할 때 뿌듯함을 느낀다”며 “한창 때 군에서 나라를 지키는 그들을 위해 조금이라고 나눌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