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통수권자 병역미필인 미국 군대, 사회서 점점 멀어지며 '요새화'

입력 2015-05-25 16:07
미 해병대 훈련 모습. 미 해병대 홈페이지

미국 군대가 사회로부터 멀어지면서 ‘요새화’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는 24일(현지시간) 미국 현충일인 메모리얼 데이 특집기사에서 미군이 최근 아프가니스탄-이라크전을 거치면서 민간사회와 괴리된 ‘섬’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군이 완전 모병제로 전환하면서 전체 규모가 축소된 데다 최근 10여년 동안 지속된 아프가니스탄-이라크전을 치르면서 군에 대한 민간의 인식도 달라졌다는 것이다.

현재 복무 중인 현역 미군 수는 전체 미국인의 0.4%에 불과한 130만여명으로,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베트남 전쟁 당시 미 전역에서 270만여명이 징집된 것과 현격히 비교된다.

특히 군에 자원하는 젊은이들은 대부분 가족들이 대대로 군에서 복무해왔거나 현재 부모나 형제자매가 복무 중인 군인 가정 출신이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현역 미군 가운데 80% 이상이 부모나 형제가 군복무를 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일종의 ‘군인 세습제’가 고착화되는 추세다.

민간사회가 군을 바라보는 시선도 시대 변화에 따라 달라지고 있다.

미국인들은 과거 현역 군인을 보면 ‘국가수호의 보루’라는 감사의 마음을 가졌고 아직도 각종 스포츠 경기나 행사에서 군인을 칭송하지만, 이는 립서비스에 불과하다고 신문은 전했다.

실제로 아프간-이라크전에 참전한 테네시 출신의 퇴역군인 필립 루이스는 LAT와 인터뷰에서 “미국인들은 겉으로는 군에 대한 존경심을 보이지만, 자기 자식은 절대 군에 보내지 않는 위선적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런 경향은 미 의회 의원들 가운데 군복무를 마친 비율이 역사상 가장 낮고, 군통수권자인 대통령도 세 번째 군 미필자인 사실과 무관치 않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또 아프간-이라크전의 정당성 논란과 미군 범죄 증가, 군 사회의 독특한 폐쇄성 등도 미군을 소외시키는 요인이라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고 신문은 분석했다.

마틴 뎀프시 미 합참의장은 최근 “지난 수십여년에 걸친 전쟁들이 군과 민간사회 간 관계 형성에 상당한 영향을 줬다”면서 “이제 양자 사이를 원활하게 연결할 수 있는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김의구 기자 e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