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가 오랜 기간 연애를 하다보면 누구나 위기의 순간이 찾아옵니다. 위기의 순간마다 자주 고민하는 것 중 하나가 “처음 만났을 때 같지 않다”는 말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에 대해 명쾌한 해법은 없는 걸까요?
22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게재된 한 자매에 SNS 대화 내용이 많은 누리꾼들의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이 대화는 여동생이 결혼해 임신한 첫째 언니에게 엄마가 물어보라고 해서 입덧은 이제 괜찮냐고 묻는 걸로 시작합니다. 그러자 첫째 언니는 괜찮다고 하면서 여동생의 프로필 사진에 남자 친구가 사라진 걸 보고 남자 친구와 싸웠냐고 물어봅니다.
이에 여동생은 남자 친구와 싸웠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 연애 초기와 남자 친구가 많이 달라져서 서운하다고 말합니다. 예전엔 일 끝나면 항상 만났고, 전화도 오래 하고, 주말에는 꼭 데이트를 했는데 연애 기간이 길어진 뒤로는 친구들을 자주 만나고 전보다 무뎌진 것 같아 섭섭하다고 말합니다.
동생의 이같은 대답에 첫째 언니는 여동생에게 여동생 자신도 남자 친구를 처음 만났을 때와 지금 마음이 똑같다고 생각하는지 묻습니다. 여동생은 그에 아니라고 대답하자, 첫째 언니는 여동생에게 비록 처음에 설레고 떨렸던 열정은 사라졌을지라도 지금은 남자친구와 누구보다 익숙하고 편안한 사이가 되지 않았냐며 사랑하는 마음이 달라진 게 아니라 방식이 달라진 것이라고 말합니다.
이어 첫째 언니가 비유를 들어 하는 설명이 많은 네티즌들에게 공감을 얻었습니다. 언니는 동생에게 마라톤을 백 미터 달리듯이 전력질주 할 수 있겠냐면서 처음에야 상대방의 마음을 얻기 위해 전력질주를 했지만 이젠 함께하게 됐으니 서로 손 잡고 천천히 대화도 하면서 걸어가면 된다고 말합니다. 그러면서 언니는 달릴 땐 미처 보지 못했던 주변 풍경들, 나무나 꽃 등을 감상할 수 있듯이 그동안 소홀했던 자신의 친구들과 가족들에게도 신경을 쓰게 되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첫째 언니는 여동생에게 남자 친구가 변했다지만 사소한 일을 챙겨주는 건 똑같지 않냐면서 그런 행동들은 좋아하는 마음이 없으면 할 수 없다고 말합니다.
한편 첫째 언니 자신은 연애 시절 남편이 사소하지만 자신을 생각하기에 할 수 있는 행동들을 당연하게 계속 하는 모습에 결혼을 결심했다고 말합니다. 그렇게 말하면서 언니는 서로 믿고 의지하는 익숙하고 편한 연애가 오래 가는 거라면서 동생에게 감정대로 행동하지 말고 진득하게 남자 친구와 만나라고 충고하며 끝맺습니다.
이처럼 우리는 다른 사람을 보고 “초심을 잃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그 “초심”이 변질된 게 아닌 다른 발전적인 방향으로 바뀐 것이라는 성숙한 관점을 키우는 건 어떨까요.
최영경 기자 ykchoi@kmib.co.kr
사랑이 어떻게 변하니? 마음이 아니라 방식이 달라진 것뿐
입력 2015-05-25 14:16 수정 2015-05-25 16: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