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프로골프투어 메이저대회인 BMW PGA챔피언십 우승자 안병훈(24)은 한·중 탁구 커플 안재형(50)-자오즈민(52)의 외동 아들이다.
7살 때부터 아버지를 따라 골프장에 출입하면서 골프와 인연을 맺게 됐다. 축구 등 다른 종목에서는 싫증을 느꼈던 안병훈은 골프에는 재미를 느꼈고 재능도 있었다. 2005년 12월 미국으로 골프 유학을 떠난 그는 2009년 US 아마추어 챔피언십에서 만 17세 10개월의 나이로 역대 최연소 우승을 차지하며 두각을 나타냈다. 아버지 안재형은 2007년 대한항공 감독직을 박차고 나가 아들의 백을 메며 ‘골프 대디’의 힘든 길을 걸어야 했다.
2010학년도에 UC버클리에 진학했으나 1년 뒤인 2011년 프로 전향을 하면서 지금은 투어 생활에 전념하고 있다. 2011년 유럽프로골프 투어 퀄리파잉스쿨을 통해 2부 투어인 유럽 챌린지투어 출전 자격을 획득했고, 2012년부터 본격적으로 유럽 2부 투어에서 활약했다. 지난해 8월 2부 대회인 롤렉스 트로피에서 우승해 올해 1부 투어에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안병훈은 지난 해 브리티시오픈에서 한국선수로는 유일하게 컷을 통과하며 공동 26위에 올랐다. 올해부터 유러피언투어에서 뛰기 시작한 안병훈은 지난 1월 카타르 마스터스에서 공동 5위에 오르는 등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키 187㎝에 몸무게 87㎏의 건장한 체격인 그는 이번 시즌 유럽투어에서 평균 드라이브샷 비거리가 304.9야드에 이를 정도로 호쾌한 장타가 주특기로 꼽힌다. 드라이브샷 비거리 부문에서 전체 206명 가운데 13위에 올라 있다. 올해 1부 투어 12개 대회에 출전해 이번 우승을 포함해 10위 안에 네 차례 진입하는 안정된 경기력을 뽐내고 있다.
24일(한국시간) 새벽 열린 아들의 경기를 TV로 지켜본 안재형 코치는 “밑에서 치고 올라간 것이 아니라 챔피언조에서 7타나 줄일 수 있었던 것은 그만큼 실력이 뒷받침 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하면서 “병훈이 실력이 예전의 그가 아니었다”며 대견해했다.
안병훈은 올해부터 혼자 투어생활을 하고 있고 아버지는 올해초 탁구 국가대표 코치로 선임돼 태릉선수촌에서 선수들과 땀을 흘리고 있다.
안재형·자오즈민 부부는 서울올림픽이 끝난 뒤 한·중 탁구 커플로 세간의 화제를 모았었다.
안재형은 서울올림픽 남자복식에서 동메달을 땄고, 당시 중국대표로 출전했던 어머니 자오즈민은 여자복식 은메달, 단식 동메달의 성적을 냈다.
지기 싫어하는 부모의 승부욕을 닮은 안병훈은 이번 대회 우승으로 한국 남자골프의 차세대 주자로 급부상했다.
서완석 체육전문기자 wssuh@kmib.co.kr
PGA챔피언십 우승 안병훈 누구?… 한중 탁구커플의 외동아들
입력 2015-05-25 10: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