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대표 ‘대선 주자급 광폭행보’ 관전평에 “자격 없는 사람”

입력 2015-05-24 16:19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의 지역과 세대를 아우르는 광폭 행보가 대권주자를 연상케 한다는 관전평이 나오고 있다.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 전야제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추도식에서 잇달아 물세례를 받으며 생채기가 났지만 그는 개의치 않겠다는 입장이다.

총·대선을 염두에 둔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오지만 김 대표는 “자격이 없는 사람”이라며 몸을 낮췄다. 측근들도 “국민통합을 위한 ‘로키(low-key)’ 전략일 뿐”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김 대표는 노 전 대통령 추도식 때 노건호씨로부터 받은 질책에 대해 “얘기(답변)할 생각이 없다”며 침묵했다. 권은희 대변인은 24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좋은 취지로 간 게 훼손될 수 있으니 대응할 마음이 없다고 한 것”이라고 전했다. 야당을 자극해 쓸 데 없는 분란을 만들지 않겠다는 뜻이다. 김 대표는 지난 2월 14일에도 여당 대표로선 역대 두 번째로 봉하마을을 찾아 과거 노 전 대통령 비판 발언을 사죄하고 야권 껴안기에 나섰다.

김 대표는 취임 후 여러 차례 호남 민심도 두드렸다. 지난 4·29 재·보궐선거 기간에는 6차례 광주를 방문했고, 지난 17일에는 5·18 기념식 참석과 재보선 낙선 인사를 겸해 다시 1박2일 일정으로 광주를 찾았다. 김 대표는 앞서 지난해 7·30 재·보궐선거 이후 첫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전남 광양에서 열었고, 지난 1월에도 전북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열며 민생 투어에 나섰다.

여당 취약층인 젊은 세대 끌어안기에도 힘을 쏟고 있다. 그는 다음달 3일 서울대 학부생을 상대로 강연한다. 지난 3월에는 부산해양대와 모교인 한양대를 찾아 젊은 표심을 공략했다. 당의 정치참여 애플리케이션 명칭 공모전 홍보 동영상에서는 ‘로봇 연기’까지 선보였다.

지지층을 넘나드는 행보가 과거 ‘서진(西進)’ 전략 등을 펼쳤던 박근혜 대통령과 비슷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 대표는 그러나 지난 22일 헌정회 강연에서 “대권은 하나님이 주시는 것이고, 제 스스로 대권 자격이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당 핵심 관계자도 “지역감정이 정치 발전을 망치고 있다는 게 평소 김 대표의 소신”이라며 “국민 통합 차원의 행보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웅빈 기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