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장암 발병률 아시아 1위… "용종 사각지대,내시경으로도 발견 어려워”

입력 2015-05-24 15:46

식습관 서구화 등으로 30여년 사이 한국인이 먹는 고기 양이 4배 가까이 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육식 위주 식습관이 큰 영향을 미치는 대장암 발병도 급증하고 있다.

최근 농림축산식품부가 발표한 지난해 ‘농림축산식품 주요 통계’에 다르면 한국인이 먹는 고기 양은 33년새 4배로 늘어나 277.9% 증가했다.

1인당 연간 평균 육류 소비량은 1980년 11.3kg이었다가 1985년 14.4kg, 1990년 19.9kg, 1995년 27.4kg, 2000년 31.9kg, 2005년 32.1kg, 2010년 38.8kg, 2013년 42.7kg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아울러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에 의하면 최근 우리나라 대장암 발병률은 2012년 184개 나라 중 아시아에서 가장 높았다. 전세계적으로 남성은 3위, 여성은 5위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대장암의 원인으로 고기류가 많이 포함된 음식을 자주 먹는 식습관이나 비만 등을 꼽는다. 과거 서양인의 식습관이 최근 한국인에게도 반영되면서 대장암의 유병률 또한 높아지는 것으로 분석된다.

대장암을 예방하려면 채소와 과일을 충분히 섭취하고 하루 1시간 이상 규칙적인 운동, 과음과 흡연을 피해야 한다고 전문의들은 권고하고 있다.

대구 세강병원 대장항문클리닉 김찬호 과장은 “또 가족 중에 대장암에 걸린 사람이 있다면 주기적인 대장내시경 검사가 필요하고 그렇지 않더라도 50세 이상이 되면 3~5년에 한번 정도 대장 내시경을 받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대장암 증상은 혈변, 빈혈, 변비나 설사 등 배변 습관의 변화와 복통 등이 있다. 하지만 대부분 증상이 나타나지 않고 진행된다.

초기에 발견한 경우 암 진단 및 치료 뒤 5년 이상 생존율이 크게 놓지만, 대장암 세포가 다른 암세포에 견줘 전이가 잘 되기 때문에 말기에는 생존율이 크게 낮아진다.

2012년 기준 우리나라 대장암 5년 생존율은 75%로 다른 나라보다 높은 편이다. 따라서 검진을 통해 대장 용종(폴립)이 발견되면 치료 확률이 높아진다.

김찬호 과장은 “의사들이 대장내시경 검사시 용종의 관찰이 어려운 경우가 있다. 대장은 환자에 따라 모양이 다르고 장기 특성상 접히는 부분이나 굴곡이 많아 용종이 이러한 사각지대에 숨어있는 경우 내시경을 하더라도 발견이 안 될 수 있다. 또 환자 개개인의 대장 모양에 따라 대장 내시경의 난이도가 천차만별이어서 이를 해결하려면 의사의 경험과 숙련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김 과장은 이 같은 내용을 지난 4월 10~12일 열린 제48차 대한대장항문학회 학술대회에서 발표했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