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싶은 아버지, 서로 마지막으로 본 게 65년이 넘었네요. 그때 아버지는 29살이었고 저는 막 2살을 넘겼죠...엄마는 굉장한 애국자였어요..엄마는 지난해 2월 23일 돌아가셨어요.”
경상북도 칠곡군 왜관읍 석전리에 있는 호국의 다리에서 24일 65년만의 ‘사후재회’가 이뤄졌다. 6·25전쟁중 낙동강 전투에 투입됐다가 실종된 미국 참전용사 제임스 엘리엇 중위의 딸 조르자 레이번씨와 아들 제임스 L 엘리엇씨는 어머니의 유골분을 낙동강가에 뿌렸다.
65년전 6·25전쟁에 참가하기 위해 떠났던 아버지를 끝내 보지 못하고 눈을 감은 어머니를 아버지가 잠든 곳에 모시기 위해서다.
“어머니는 단 하루도 아버지를 잊은 적이 없으셨어요. 늘 아버지에 대해 많은 말씀을 하셨고 아버지는 어머니의 유일하고 진정한 사랑이셨죠.”
레이번씨는 어머니가 언제가 아버지를 집으로 모셔올 것이라는 기대를 버리지 않았다고 전했다.
미시건 주 시아와세 출신인 제임스 엘리엇 중위는 미2사단 38년대 소속으로 한국에 파견된 뒤 1950년 8월 27일 야간 경계근무에 자원해 나갔다가 실종됐다.
레이번씨의 어머니는 남편이 실종된 뒤 미국 참전군인 가족지원협회에서 수년간 일하면서 전쟁미망인과 가족들을 위해 일하기도 했다.
레이번씨는 “아버지없이 사는 것은 매우 힘들었다”며 “그러나 아버지가 진정으로 믿었던 가치를 실현하는 과정에서 돌아가신 것으로 알고 있어 늘 아버지를 자랑스러워했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국가보훈처가 초청한 미국 실종장병 유족 49명이 함께 했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
65년만의 사후 재회…6.25때 실종 미군 자녀들,어머니 유골 낙동강 뿌려
입력 2015-05-24 16: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