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전사 맞아요?… 보복폭행 전북 한교원 중징계 받을 듯

입력 2015-05-24 15:50

K리그 클래식 전북 현대의 한교원(25)이 그라운드에서 주먹을 휘둘러 이미지에 큰 손상을 입었다.

한교원은 23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12라운드 홈경기에서 전반 5분 만에 인천 박대한을 주먹으로 때려 레드카드를 받고 퇴장당했다.

인천의 역습 상황에서 한교원은 왼쪽 풀백 박대한의 오버래핑을 막는 과정에서 몸싸움을 벌였다. 박대한이 공격에 가담하는 과정에서 한교원이 이를 막으려고 어깨를 잡았고, 박대한이 이를 뿌리치는 과정에서 한교원의 왼쪽 뺨을 때리게 됐다. 이에 격분한 한교원은 박대한의 어깨를 주먹으로 때린 뒤 박대한을 뒤따라가 주먹으로 머리를 가격했다.

둘의 몸싸움을 본 대기심이 주심에게 이 사실을 알렸고, 주심은 박대한에게 옐로카드를 먼저 준 뒤 보복 폭행을 한 한교원에게는 레드카드를 내밀었다.

한교원은 비주류 출신이지만 성실한 플레이로 태극마크까지 단 선수다. 충주상고의 주축 선수로 활약했던 한교원은 조선대에 진학할 예정이었지만 조선대 인원이 꽉 차는 바람에 그 학교에서 밀려난 선수들이 주로 모이는 같은 재단의 조선이공대로 가게 됐다. 하지만 한교원은 2010년 대학축구 U리그에서 좋은 활약을 펼쳐 2011년 인천 유나이티드에 입단할 수 있었다.

인천에서 자신의 기량을 맘껏 뽐낸 한교원은 지난해 전북으로 이적한 뒤 11골-3도움의 맹활약을 펼치면서 생애 처음 대표팀에 뽑히는 영광을 안았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의 눈에 띄어 A매치 10경기에 출전한 한교원은 이청용(크리스털 팰리스)의 공백을 메우면서 차세대 공격자원으로 입지를 다져 왔다. 한교원은 이번 시즌에도 11경기에서 1골 2도움의 준수한 활약을 펼치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 추태로 많은 것을 잃을 위기에 처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 경기를 관중석에서 지켜보고 있었다. 실력은 물론 선수의 인성도 중요시하는 슈틸리케 감독이 한교원에 ‘보복 폭행’에 눈살을 찌푸렸을 것임에 틀림없다. 조만간 6월 예정된 미얀마와의 러시아월드컵 2차 예선에 나설 선수를 선발해야 하는 슈틸리케 감독으로선 한교원을 선택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교원은 한국프로축구연맹의 중징계도 피할 수 없을 듯하다. 최근 포항 스틸러스의 모리츠가 상대 선수를 가격한 게 사후 비디오분석에서 적발돼 4경기 출전정지에 벌금 400만원의 징계를 받았다. 한교원도 비슷한 사안이지만 선수를 쫓아가 폭력을 행사한 점에서 죄질이 더 나쁘다는 게 팬들의 반응이다. 프로연맹 상벌위원회도 모리츠를 뛰어넘는 중징계를 한교원에게 내릴 것으로 보인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