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개봉된 다큐멘터리 영화 ‘파리오페라발레의 별, 아녜스’는 파리오페라발레의 최고 스타 발레리나였던 아녜스 레테스튀의 은퇴를 담았다. 파리오페라발레 무용수 은퇴 규정(만 42세)에 따라 2013년 은퇴한 레테스튀는 최근 여러 발레단의 객원 무용수로 춤추는 한편 의상 디자이너로 활동을 시작했다. 현역 발레리나 시절부터 디자이너가 되기 위한 공부를 꾸준히 해온 그는 은퇴와 함께 파리오페라발레의 신작 ‘천국의 아이들’ 등 발레는 물론 오페라의 무대의상 디자이너로 활동 반경을 넓혀가고 있다.
레테스튀처럼 해외에서는 무용수들이 은퇴 이후 새로운 직업을 찾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안무가나 무용과 교수 등 관련 분야 이외엔 직업 전환에 성공하는 사례가 그리 많지 않다. 봏전문무용수지원센터(이사장 박인자)는 2007년 설립 이후 장르 성격상 다른 예술에 비해 부상이 많고 조기 은퇴할 수밖에 없는 무용수들의 복지 향상에 주력해 왔다. 센터는 직업전환에 고민이 많은 무용수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오는 30일 서울사이버대학 차이콥스키홀에서 ‘무용수 직업전환 국제 심포지엄-전문무용수, 새로운 내일을 설계하다’를 개최한다.
특히 이번 국제 심포지엄에서는 무용수로 활약하다 직업 전환에 성공한 해외 발제자 4명의 발표가 주목된다. 영국 로열발레단 수석무용수를 은퇴한 뒤 인테리어 디자이너가 된 리안 벤자민을 비롯해 프랑스의 마르세이유 국립무용학교 사무처장 피에르-마리 퀘레, 네덜란드의 폴 워츠 판사 그리고 한국 출신으로 스위스에서 무용수로 활동하다 침술사 겸 마사지 트레이너가 된 허선혜가 그 주인공이다.
사실 구미에선 무용수들이 10대부터 직업 무용수로 활약하는가 하면 직업 무용단이 무용계 중심을 이루고 있어서 대학 무용과가 주도권을 쥔 한국과는 상황이 다르다. 하지만 각국 전문무용수지원센터에서 학비 등을 지원받아 ‘제2의 인생’을 시작한 무용수들의 사례는 국내 무용수들에게도 하나의 시사점이 될 전망이다.
[무용수 직업 전환 국제 세미나] 리안 벤자민 英 로열발레단 수석무용수 등 4명 경험담 생생
입력 2015-05-24 18: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