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한국전쟁 당시 숙청한 박헌영, 1956년 8월종파사건 당시 숙청한 연안파, 2013년 장성택 숙청 등을 언급하며 ‘반역·불경' 세력을 응징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나섰다.
북한 조선중앙TV는 23일 북한 최고의 서사시인으로 불리는 신병강 인민무력부 조선인민군창작사가 쓴 ‘백두산의 칼바람-2'라는 제목의 서사시를 방영했다. 반당 종파분자에 대한 숙청 의지와 함께 유일영도체제 사수를 다짐하는 내용이다.
시는 종파분자들을 일일이 언급한 뒤 ‘현대판 종파'인 장성택까지 언급하면서 “앞에선 수령을 받드는 척하고 뒤에 가선 수령의 권위를 헐뜯고 수령의 명령에 불복하고 극도의 개인 향락에 젖어 제 주머니를 채우던 자들”이라고 비난했다.
또 “단 한 치의 자비와 양보를 모르는 백두의 서리찬 칼바람에 맞아 어떻게 썩은 진대나무처럼 나자빠졌는지를 똑똑히 보라”면서 “우리 혁명은 정권찬탈의 기회를 노리는 종파들에 의하여 피로 얼룩진 길이 아니라 승리와 영광의 한길만을 걸어올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조선중앙TV는 전날 이 시의 앞부분인 ‘백두산의 칼바람-1'을 방영하며 ‘백두산의 칼바람'은 “지난해 당의 유일적 영도에 도전했던 현대판 종파분자들을 청산할 때 우리가 처음으로 쓴 표현”이라고 소개했다.
북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는 지난달 30일 현영철 부장과 마원춘 국방위원회 설계국장 등 핵심간부 4명을 숙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TV방송을 통해 서사시를 연속 보도한 것은 간부 등에게 경고를 한 것으로 풀이된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북한, 장성택 등 종파 세력에 경고하는 반당종파분자 숙청 서사시 방영
입력 2015-05-24 06: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