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노 인사들, 추도식 참석했다 욕설에 물세례 봉변

입력 2015-05-23 17:42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23일 오후 열린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6주기 추도식에 참석했던 새정치민주연합 내 비노 인사들이 비난과 물세례를 받았다. 추도식에는 5000여명의 시민과 함께 문재인 대표를 비롯해 이해찬 한명숙 전 총리, 천호선 정의당 대표 등 친노계 인사들은 물론 김한길 전 대표나 박지원 전 원내대표, 안철수 전 공동대표 등 이른바 비노 인사들도 대거 참석했다.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이 추도사에서 “저 부엉이바위도 바로 역사적 헌신의 상징이었다”고 말하자 분위기가 숙연해지기도 했다.

하지만 행사가 진행되면서 곳곳에서는 충돌의 조짐이 나타났다. 사회를 맡은 김은경 전 청와대 행사기획비서관이 내빈소개 도중 지난 3월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한 무소속 천정배 의원을 소개하자, 행사장 주변에서는 야유가 쏟아졌다. 김 전 비서관은 “오늘은 추도식인 만큼 이에 맞게 손님을 맞이하자”고 분위기를 진정시켰다.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단 40여명이 단체로 묘역을 참배할 때에는 격앙된 분위기가 연출됐다. 문 대표를 향해서는 박수와 환호가 쏟아졌지만, 비노 인사들을 향해서는 야유가 쏟아졌다. 일부 참석자들은 김 전 대표에게 원색적인 욕설과 함께 “너만 살겠다는 거냐” “한길로 가야지” 등의 발언을 퍼부었다. 김 전 대표는 일부 참석자가 뿌린 물에 몸이 젖기도 했다. 김 전 대표는 착잡한 표정으로 행사장을 빠져나갔다. 천 의원도 참배를 마친 후 일부 참석자들로부터 “당을 분열시키지 마라” “원조 친노가 잘해야 하지 않냐”는 비판을 들었다. 박 전 원내대표도 “뒤에서 욕하고 다니지 말라”는 불만을 들어야 했고, 안 전 대표에게도 일부 야유가 나왔다. 새정치민주연합 최재성 의원은 트위터에 “봉하마을에 왔는데, 구정치의 맏형들이 여전하다”며 “대통령님으로 방패를 삼는 사람들이나, 창을 드는 사람들이나 구정치다. 참담하고 부끄럽다”고 적었다. 박범계 의원도 “그분께 창피스럽지 않게 살자”는 글을 트위터에 남겼다.

남도영 기자 dy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