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방큰돌고래 ‘복순이’ 새끼 안타까운 죽음 “서울대공원에서 바다까지 멀고먼 길”

입력 2015-05-22 23:26
국립수산과학원은 서울대공원에서 고향인 제주로 돌아가 적응 훈련 중인 남방큰돌고래 ‘복순이'가 새끼를 출산했지만 폐사했다고 22일 밝혔다.

‘태산이'(수컷)와 '복순이'는 지난 14일 제주시 함덕리 인근 해상 가두리에 옮겨져 적응 훈련을 해왔다.

수산과학원 측은 태산이와 복순이의 야생 적응력을 높이고자 먹이 시간 외에는 사람의 접근을 막았다.

이 때문에 육안으로만 건강상태를 체크하는 바람에 복순이의 임신 사실을 알 수 없었고 22일 오후 3시쯤 복순이가 낳은 새끼가 폐사한 것을 뒤늦게 알게 됐다는 것이다.

특히 남방큰돌고래를 포함한 고래류는 임신해도 외형의 변화가 크지 않아 육안으로 임신 여부를 판별하기 쉽지 않았다고 수산과학원은 밝혔다.

국립수산과학원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야생에서 태어난 돌고래 새끼의 생존 확률이 매우 낮은 편임에도 복순이의 새끼가 폐사해 무척 안타깝다”며 “새끼 폐사로 복순이와 태산이가 예민한 상태지만 야생 적응훈련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2009년 제주 앞바다에서 불법 포획된 태산이와 복순이는 제주의 한 공연업체에 팔려 돌고래쇼에 동원됐다.

이후 대법원이 2013년 이들 돌고래를 사들인 쇼 업체에 몰수형을 선고해 비로소 풀려났다.

당시 함께 불법 포획돼 돌고래쇼에서 고생한 친구 제돌이 등 3마리는 2013년 먼저 바다로 돌아갔다.

그러나 태산이와 복순이는 기형과 건강 문제로 함께 방류되지 못하고 서울대공원에서 보호를 받다가 최근 제주도로 돌아가 적응훈련 중이었다.

부산=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