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신대복음병원 장기려박사 후예들 몽골 청각장애 소녀에게 기적 선물

입력 2015-05-22 20:55

고신대복음병원이 청력을 완전히 잃은 몽골의 한 소녀에게 꿈과 희망을 선사했다.

선천성 청각장애인인 몽골 소녀 온드랄(11)은 태어나서 한 번도 소리를 듣지 못했다.

그럼에도 11살이 되기까지 학업에 매진하고 춤 연습도 열심히 하는 모습이 몽골 방송에 소개돼 국민적 감동을 선사했다.

온드랄의 딱한 사정이 알려지자 몽골 청소년 복지재단 '훈종'이 온드랄의 귀를 고쳐줄 해외 의료기관을 수소문했다.

몽골의 의료기술은 온드랄의 청력을 살릴 수준이 못됐기 때문이다.

훈종은 지난해 해외 나눔 의료활동 양해각서를 맺은 고신대복음병원의 문을 두드렸다.

고신대복음병원은 흔쾌히 훈종의 부탁을 받아들였고 온드랄을 지난 12일 국내로 초청했다.

병원 측은 온드랄의 귀에 인공 달팽이관을 이식하는 수술을 하기로 결정하고 15일 성공적으로 수술을 마친 상태다.

수술 비용은 사단법인 사랑의 달팽이에서 기기 값 일부를 제공하고 입원비용은 고신대복음병원에서 부담했다.

온드랄은 22일 퇴원해 한국의 친척집에 머물면서 통원치료를 받을 예정이다.

온드랄은 수술 후에도 당분간 소리를 듣고 이해할 수 없어 몽골로 돌아가서도 2년가량 소리 적응훈련을 거쳐야 한다고 고신대 측은 설명했다.

온드랄의 부모는 “어떻게 감사의 마음을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 너무 많은 사랑을 받았다”고 말했다.

온드랄은 감사의 의미로 자신이 직접 그린 그림을 병원에 전달했다.

수술을 맡은 이환호 교수는 “딸이 온드랄 또래라 자식과 같은 마음으로 수술에 임했다”며 “몽골말을 몰라 영어로 마음을 전달했는데 하루속히 소리에 적응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온드랄의 수술 사연은 최근 몽골 현지 방송에 소개되기도 했다.

고신대복음병원은 한국전쟁 중 미군에게 빌린 천막을 세우고 인술을 베풀었던 장기려 박사가 세운 병원으로 매년 해외 의료봉사활동을 꾸준히 펼치고 있다.

부산=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