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이 22일 동성애 축제의 서울광장 허용을 취소해 달라는 기독교계의 요청을 사실상 거부했다.
박 시장은 이날 서울시청 시장실에서 가진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 이영훈 목사 일행과의 면담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 대표회장은 서울시가 동성애 단체에 6월 9일과 28일 서울광장에 허용한 동성애 축제(퀴어문화축제) 및 퍼레이드의 위험성에 대해 설명하고 장소 허용을 취소해 달라는 협조를 구했다.
하지만 박 시장은 “서울광장 허용 문제는 허가제가 아니고 신고제이기 때문에 누구나 신고할 수 있고 이번 동성애축제 신고도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일”이라며 교계의 동성애 축제 취소 제안을 사실상 거부했다.
박 시장은 이어 “동성애 단체와 반대되는 집회도 막지 않을 것”이라며 “(동성애 단체가)미풍양속을 해치거나 사회질서에 위배되는 일을 할 경우 법에 따라 처리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 대표회장은 박 시장에게 “동성애는 한국문화와 전통, 기독교 신앙 면에서 부합되지 않고 받아들일 수 있는 문화가 아니다”라며 “예를 들면 담배 피는 사람만의 인권을 위해 ‘금연 구역’을 없앨 수 없는 것처럼 침묵하고 있는 다수의 인권을 위해 동성애 문화가 확산돼서는 안된다”고 유감의 뜻을 전했다. 또 “지난해 많은 시민들의 의사를 무시하고 동성애 축제가 신촌에서 강행됐고 여러 사고가 났으며 청소년들에게 좋지 않은 동성애 문화를 전파했다”고 전했다.
이 대표회장은 “기독교 신앙을 가진 목사로서 개인적으로 동성애에 빠진 이들에게 안타까운 마음이 있고 한 사람 한 사람의 인격체는 존중하고 사랑해야 하지만 동성애 행위는 결코 허용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빨리 탈출하길 바라는 마음이 있다”고 설명했다.
함께 자리한 한기총 전 대표회장 이용규 목사는 “동성애자들의 나체 퍼레이드는 절대 우리나라 거리에서 허용될 수 없다”며 동성애 문화를 강력하게 비판했다. 이에 박 시장은 “교계 지도자 여러분들의 오늘 말씀과 여론을 신중하게 검토해 공정하게 처리하겠다”고 약속했다.
박 시장은 또 서울 지하철 9호선 봉은사 역명 결정에 대해 “해당 지역에서 협의해 결정한 것이기 때문에 서울시 입장에서는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기총 윤덕남 총무는 “동성애 문제나 봉은사 문제나 신고사항이라며 나몰라라 하는 것은 서울시장의 역할을 제대로 못하고 있는 것 아니냐”라고 반문했다.
한편, 남대문경찰서는 지난 11일 한기총, 한국교회연합, 한국장로교총연합회가 공동으로 제출한 ‘공공의 질서를 해치는 퀴어문화축제 반대의 건’이란 제목의 민원에 대해 “나체 퍼레이드 등 공공질서를 해치는 일이 있으면 단호하게 법적 조치를 하겠다는 답변을 오늘 전달해 왔다”고 윤 목사는 덧붙였다.유영대 기자, 사진=전호광 인턴기자 ydyoo@kmib.co.kr
한기총 이영훈 대표회장, 동성애 축제·봉은사 역명 문제 관련 박원순 서울시장 면담…합의는 실패
입력 2015-05-22 18: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