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니얼 러셀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차관보는 21일(현지시간) “다음 달 중순으로 예상되는 한·미 정상회담에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 배치문제가 논의될 것으로 기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유엔 대북제재위원회는 조만간 안전보장이사회에 북한의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 문제를 보고할 것으로 전해졌다.
러셀 차관보는 이날 미국 워싱턴DC 외신기자클럽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통상 정부 관료가 대통령이 무엇을 할지, 안 할지를 예측하는 것은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일이지만 이번에는 위험을 감수하겠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전통적으로 사드와 같은 종류의 특정 방어체계 문제는 정상급에서 협의 또는 결정하기 전에 실무적 계통을 통해 협의될 필요가 있기 때문”이라면서 “우리는 사드 배치에 대한 정부 대 정부의 협의를 시작하지 않은 상태”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발언은 미국이 이번 정상회담에서 사드 배치 문제를 정식 의제로 다루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러셀 차관보는 “존 케리 국무장관이 방한 과정에서 주한미군과 미국 외교관들을 만나 ‘사드가 북한의 위협으로부터 방어하기 위한 많은 이슈의 하나이고 내부적으로 (한반도 배치를) 고려하고 있다’고 발언한 것이 마치 양자간 논의가 진행되는 것처럼 잘못 해석되고, 또 잘못 보도됐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정부 고위당국자도 이날 워싱턴 특파원들과의 간담회에서 “현재 양국간에 협의가 진행되는 상황이어서 정상회담의 의제를 거론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전제하면서도 “현 상황에서는 사드 문제가 논의되기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유엔본부 소식통은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이르면 28일 미국과 한국, 일본의 요청에 따라 유엔 대북제재위원회가 안보리에 북한의 SLBM 발사 실험을 보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국 등 3국은 북한의 SLBM 발사가 유엔 안보리 결의안을 명백히 위반한 것으로, 안보리에서 이를 다뤄줄 것을 요청하는 서한을 대북제재위원회에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 bwbae@kmib.co.kr
러셀 美차관보 “ ‘사드’ 정부간 협의도 시작 안해… 한·미 정상회담 의제 안 오른다”
입력 2015-05-22 20: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