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민주화운동이 있었던 18일 교내 민주열사추모비 위에서 조리를 하고 취식을 한 고려대학교 바이오의공학부 학생들이 사과문을 올렸다.
고려대학교 바이오의공학부 페이스북에는 “바이오의공학부 15학번, 사과드립니다”라는 사과문이 올라왔다. 사과문에서 학생들은 “고려대학교의 모든 선배님들과 학우여러분, 18일 학생들은 민주열사추모비의 의미를 인지하지 못한 채 추모비에 안주와 조리 기구를 올리며 그 주변을 어지렵혔다”며 “무엇보다 저희 15학번이 주가 되어 진행했던 주점 행사임에도 불구하고 이제야 늦은 사과문 올리게 되어 죄송하다”고 입장을 밝혔다.
사과문이 올라오자 한 네티즌은 “정경포효반의 대자보가 나와서야 사과문을 올린 이유”와 “문제 지적이 있은 후 장소를 옮겼는지”를 지적했다. 이어 “안색이 붉은 학생과 난잡하게 버려진 쓰레기 등이 보이는데, 이것이 단순히 주변을 어지럽힌 수준에 불과한지”를 물었다.
이에 바이오의공학부 측은 “경제학과 정경포효반이 두번째로 지적했을 때 추모비와 주변을 우선적으로 정리했다”고 해명했다. “술판을 벌였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주점을 벌였지만 술판을 벌인 것이 아니다”고 부인했다. 이어 “우리가 어떤 사실을 축소하고 있는 지 너무 궁금하다”며 “정경포효반과 공동명의로 대자보를 붙이겠다”고 말했다.
바이오의공학부에 재학중인 한 학생도 페이스북을 통해 “민주광장에서 술을 마시고 놀아야겠냐는 질문은 바이오의공학부에 하지 마시고 총학에 가서 해야할 듯 하다”며 “대동제와 주점을 개최한 순간 민주광장에서 술판을 벌일 수 있게 된 것”이라고 의견을 밝혔다. 이어 “학과내 게시판에도 사과문은 이 정도면 됐고, 앞으로 (행동으로) 하자는 입장이 많아보였다”고 설명했다.
한편, 바이오의공학부 학생들은 18일 고려대 민주광장에 있는 김두황 민주열사추모비(강제징집희생자)의 비석과 제단 위에서 휴대용 가스레인지 등 조리도구와 안주를 올려두고 축제를 벌이다 빈축을 샀다. 경제학과 공동학생회는 “5·18 민주화 운동이 있던 날 경제학과 80학번 김두황 선배를 기리는 민주열사 추모비 인근이 쓰레기로 뒤덮였다”며 “두차례 방문해 문제를 지적했다”고 말했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
“5·18 추모비, 주점은 벌였지만 술판은 아니다” 고대생 사과 올려
입력 2015-05-22 15: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