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서울경찰 공식 페이스북에는 서울 관악경찰서에서 근무하는 이백형 경위의 이야기가 소개됐습니다.
이 경위는 지난 2014년 3월 가출 청소년 정호(가명)를 만났습니다.
수 개월 전 집을 나와 낮에는 잠을 자고 밤에는 오토바이로 배달일을 하며 근근이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정호의 모습에서 매우 불안정하고 앞날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읽은 이 경위는 그의 멘토가 돼 주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처음엔 경계하며 마음을 열지 않던 정호도 이 경위의 꾸준한 연락과 노력에 차츰 마음의 문을 열었습니다.
이 경위는 정호에게 친구들과 어울리는 기쁨을 누리게 해주고 싶어 다양한 활동을 함께 했습니다.
또 평소 오토바이를 좋아하는 정호를 위해 오토바이 정비 일을 배울 수 있게도 해주었습니다.
그러는 사이 정호는 지금까지 갖지 못했던 미래에 대한 꿈을 꾸기 시작했습니다.
정호는 낮에는 오토바이 수리 일을 배우고 밤에는 배달 일을 하며 누구보다 열심히 살았습니다.
그러던 중 정호의 삶에 큰 변화를 갖게 한 시련이 찾아왔습니다.
야간 배달 일을 하던 정호는 교통사고를 당했던 것입니다.
정호의 사고 소식을 접한 이 경위는 홀로 응급실에 누워 있는 정호에게 가장 먼저 달려갔습니다.
이 경위는 행여 이 사고로 정호의 꿈이 꺾이지 않을까 걱정스러웠기 때문입니다.
그는 배달 일보다 안전한 자동차 정비사의 꿈을 제안했습니다.
자동차 정비사가 되기 위해선 전문대 관련 학과에 진학을 해야 했지만 고등학교를 중퇴한 정호에게는 쉽지 않은 제안이었습니다.
그러나 정호는 자신을 믿어준 이 경위의 믿음에 보답하기 위해 검정고시 합격을 위한 노력을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수개월이 지난 5월 12일 이 경위는 정호로부터 한 통의 메시지를 받았습니다.
장문의 메시지와 함께 보내온 검정고시 합격증을 확인한 이 경위는 울컥했습니다.
정호는 "형사님이 말씀해주셨던 대로 공부했더니 좋은 점수로 합격했다"며 "모든 것이 형사님이 챙겨주셔서 가능했다"고 속내를 드러내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습니다.
방황하던 한 소년의 꿈을 찾아준 이 경위.
그는 “꿈도 정호의 것이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한 노력도 정호의 것입니다. 제가 한 일이라곤 그저 곁에서 지켜본 것밖에 없는 걸요”라고 말했습니다.
두 사람의 감동적인 이야기에 누리꾼들은 “앞으로도 좋은 멘토-멘티가 계속 되길 바란다” “정호군 파이팅!” “저도 힘을 내겠습니다” 등의 응원을 보냈다.
서울경찰 페이스북 캡처
최영경 기자 yk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