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답해서 내가 쓰는 야구] V11 최강 타이거즈, 올해 목표는 성적? 리빌딩?

입력 2015-05-22 09:01 수정 2015-05-22 15:32

‘답답해서 내가 쓰는 야구! 답쓰야’ 원고 공모로 채택한 야구팬의 기사입니다. 기자가 아닌 야구팬의 시각을 담기 위한 취지를 살리기 위해 작성자의 생각을 그대로 실었습니다. 작성일은 2015년 5월 20일입니다.

2015년 KBO리그가 어느덧 144경기가 많다고 여겼던 것도 잠시 이제 100여 경기의 잔여 경기만을 남긴 채 덥고 습한 여름을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정말 시간 빠릅니다. 144경기가 많은 줄 알았어요. 두 달 만에 무슨 ATM도 아니고 순식간에 40경기가 빠져 나갔습니다. 그사이 제가 응원중인 KIA에도 많은 일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갔습니다.

시즌 전 감독이 경질되고 신임 사령탑이 자리를 잡기까지 많은 일들이 지나가는 사이 스프링 캠프를 맞았고 스프링 캠프의 연습경기와 시범 경기까지 좋지 않은 경기력을 보여주면서 리그 초반 전문가들이 예상한 최하위 팀에 선정될 만큼 KIA는 최악의 전력이었습니다. 그러나 그걸 비웃기라도 하듯 6연승을 등에 업고 상승세를 타면서 이변을 연출하는 듯 했습니다. 그것이 희망 고문의 시작이자 기다림의 시작일 줄은 아무도 예상을 못했을 겁니다.

팀은 6연승 후 연패와 승리의 부침을 거듭하면서 비아냥과 조롱의 대상이 되기도 했고, 역전에 역전승 또 역전 패배를 당하기도 하면서 팬들을 웃고 울리기를 어느덧 두 달여의 대 장정을 치룬 지금입니다. 이제 조금 지나면 시즌의 반환점을 앞둔 상황에서 ‘KIA의 현주소는 어디일까?’를 짚어 보고자 합니다.

뭐 두말 할 것도 없습니다. 팀은 작년 시즌 한화와 뒤에서 일등, 이등이 누구냐고 다투던 우리고, 3년 동안 시즌 성적 588을 찍고, 팬들이 원하는 가을 야구는커녕 불명예스러웠던 감독 경질의 과정부터 시작해서 주전 선수들의 줄 부상과 기약 없는 복귀시기 등 뭐 하나 제대로 된 것이 없는 상황에서 성적운운 한다는 것 자체가 뜬구름 잡기일수 밖에 없는 것이었기 때문에 말이죠. 팀은 딜레마에 빠졌고, 팬들은 팀의 변화와 함께 성적도 올려주길 바라지만 현실은 녹녹하지 않았기에 더 힘들 수밖에 없는 2015년 KBO리그를 맞은 KIA였습니다.

결과는?

SOSO… 그런대로 잘 버텼다. 정도랄까요? 시즌 초부터 시작된 주전들의 부상을 시작으로 꼬일 대로 꼬여버린 엔트리 속에서도 그나마 젊은 피 수혈을 통해서 5할 승률을 간신히 유지하면서 버틴 시즌 초반 이었습니다. 여전히 팀은 팀 리빌딩이란 명분 하에 성적과의 줄다리기 중이랄까요? 그사이에 부상에서 복귀한 선수들이 하나 둘씩 정상을 찾아가곤 있다지만 하나가 좋아질 듯 하면 또 하나가 나빠지는 이상한 부진의 리듬을 타고 있는 KIA입니다.

‘6연승 뒤의 연패에도 쉽게 지진 않는다, 끝까지 따라 붙어서 역전에 역전을 거듭한다!’라는 타이거즈긴 합니다만 승률 5할이라는 명분 속에서 그 성적의 기복을 보면 그다지 좋은 리듬은 분명히 아닙니다. 팀은 여전히 지긋지긋한 엘롯기 동맹을 벗어나지 못하는 최하위권에서 도토리 키 재기 싸움을 계속하고 있고 금주 롯데와 벌이고 있는 원정 3연전 마 져도 연승 후 리듬을 탓다고 볼 수 없을 정도로 오히려 롯데에게 그 흐름을 완전히 뺏겨 버린 경기를 하고 있습니다.

예상대로라면 2승1패 원정 위닝시리즈를 가져 와야함에도 시즌 초반 타선부진에 시달리던 팀은 이제 123선발 마운드 붕괴, 선발 마운드의 짐을 덜어줄 안정감 있는 456선발의 부재가 산을 넘으니 산이더라는 옛말이 틀리질 않네요.

타선의 꾸준함도 없고 결정적인 기회가 왔을 때 살리고 도망을 가지 못하다 보니 2~3점차 리딩은 안심할 수 없는 경기가 거듭되고 있습니다. 거기다 리그 최하위 KT마저도 속 시원하게 이기지 못하는 경기력 이라니….

에이스라는 양현종은 두 경기 연속 좋지 않은 투구로 승리를 놓치면서 에이스다운 면모를 보여 주지 못했고, 험버는 빅리거 퍼펙트 투수라는 이름값도 못한 채 2군행을, 스틴슨은 그런대로 던져 주고 있지만 여전히 경기력은 몇 경기 좀더 지켜봐야 그 실력을 검증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표면상으론 나아지곤 있다곤 하지만 해결점이 보이질 않는 ‘위아래, 위위아래아래’를 거듭하는 팀 타선의 기복과 마운드의 불안정으론 앞으로 다가올 혹서기를 지나 체력과 정신력이 바닥을 드러낼 시즌 후반기를 생각하면 캄캄하기 그지없습니다.

이런 팀 사정을 위해 베테랑들의 힘이 더 해줘야 함에도 오히려 베테랑들의 부진 까지 거듭 되고 있어 참 걱정이 아닐 수가 없는 KIA입니다. 여전히 팀 중심 타선의 핵인 최희섭과 나지완의 부진은 계속 되고 있고, 잊을 만 하면 돌아오는 부상 공포에 돌아와도 돌아 온 것이 아니란 말이 현실이 될까 불안한 선수 구성은 안정을 꾀하기엔 힘에 벅차는 듯 보입니다.

핵잠수함 BK가 돌아왔고 김진우가 2군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1군 콜 업이 예상 된다곤 하지만 선발 마운드의 불안은 90억 마무리 윤석민의 선발 전환을 고려한다 하더라도 돌려 막기 수준 이상을 벗어나지 못할 거라 봅니다. 작년 시즌과 별반 다를 게 없는 팀의 속사정입니다.

전 그렇게 봅니다.

뭔가 팀이 본질을 잊어 버린 게 아닐까? 하고 말이죠…. 팀은 만년 최하위를 거듭 하며 지는 게 이골이 나다 보니 패배주의가 팽배해진 팀을 바꾸기 위해 꺼내든 카드가 사령탑의 교체 였고, 이전 감독도 3년간 못했다는 팀 리 빌딩이란 초 강수를 꺼내 들었음에도 역시 ‘성적’이란 이름 앞엔 장사가 없다는 게 아닌가….

성적과 팀의 대수술은 양날의 검입니다. 어떤 팀은 감독이 바뀌고 난 뒤에 선수와 코칭스텝 사이에 강한 믿음과 해야겠다는 할 수 있다는 내가 있는 위치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경기력을 보여 주며 져도 진 것이 아니고 이기면 끝까지 따라붙어 이긴다는 끈끈함을 과시 하고 있음에도 우린 팀 리 빌딩 이란 대의 명분 하에 성적과 부진에 빠져도 선발을 보장해 주어야 하는 주전 선수들을 포기 하지 못하는 두 마리의 토끼를 버리지 못하다 보니 팀 리 빌딩이란 목적을 이미 상실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점입니다.

애초에 가졌던 팀의 목표가 ‘재 정비’였다면, 초반에 대폭적인 선수 교체를 통해 그 목적을 향해 가던 그 모습 그대로 팀의 분위기를 유지해 가야 하는 게 맞는 거라 봅니다. 지금은 다시 시즌 시작의 원점으로 돌아 왔다고 봐요. 그저 승리에 목적이 맞춰 졌다고 랄까요? 당장의 승리에 연연할 것이 아니라 잃는 경기는 잃고 버리는 경기는 버리더라도 그 속에서 부진 했던 주전들에겐 자극제가 되고, 새로운 선수 교체를 통해선 이번 시즌 만이 아닌 내년 앞으로 향후 4~5년 간의 팀의 ‘컬러’를 만들어야 함에도 이미 그 목적은 한 40%정도 그냥 시도의 시점 에서 성적 앞에 무릎을 꿇었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표면 상으론 그렇게 보입니다.

‘팀 리 빌딩’, 팀 재건 이란 게 말처럼 쉽지 않다는 건 압니다. 그러하기에 지금 KIA에겐 한 경기 한 경기 승리의 중요성보단 팀의 새로운 색깔을 입히고 변화를 거듭 시도하는 과정에서 가능성을 찾아 가는 것만이 앞으로의 진정한 ‘ALL NEW KIA TIGERS’란 모토에 걸맞은 팀으로 거듭 날수 있지 않나 랄까요?

다들 그렇게 말들 합니다. 144경기 앞으로 많이 남았다고요. 그런데 벌써 잔여 경기 100경기 코앞입니다. 144경기가 중요한 게 아니라 앞으로 내년, 내후년 그리고 우리 아이들이 같이 보고 즐거워하는 야구, 팀이 되어야 한다는 겁니다. 질 땐 지더라도 쉽게 지지 않는 팀, 그런 야구 하고 있다곤 하고, 역전의 명수가 되간다곤 합니다만 그게 전부가 아니기에 오늘도 아쉬운 타이거즈의 경깁니다. ‘KIA의 팀리 빌딩은 현재 잠시 휴식 중’입니다.

글=안상규(40대·남·광주)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정리=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