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시 폐쇄 노리고 고발한 건 아닙니다” 스르륵 아재 인터뷰… 페북지기 초이스

입력 2015-05-22 00:18 수정 2015-05-22 00:35

“여시(여성시대) 폐쇄를 바라지 않습니다. 그저 도를 넘어선 거대 커뮤니티의 해악성에 대해 우리 네티즌 모두가 경각심을 갖는 계기가 되길 바랄 뿐입니다.”

여시를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에 고발한 SLR클럽 회원(이하 스스륵 아재) A씨(40)와 21일 오후 전화통화를 했습니다. 그는 여시를 왜 고발했는지 등에 대해 대답했는데요. 그동안 여시 사태에 대해 많이 고민했는지 말도 차분하게 잘 하시더군요. 22일 페북지기 초이스, 스르륵 아재와의 인터뷰입니다.

A씨는 지난 19일 여시 카페에 대한 고발장을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에 접수했습니다.

몇 명의 스스륵 아재들이 함께 자료를 모아 고발장을 작성했다고 합니다. A씨는 전체적인 법률 검토를 담당했고요. 고발장은 최종 법률 검토를 맡았던 법무법인 명의로 제출했다고 하네요.

고발장에는 여시에 대한 각종 의혹이 담겨 있습니다. 고발과 관련된 자세한 기사는 여시 사태 시리즈 기사 7탄을 봐주세요.

그는 여시를 고발하긴 했지만 카페 폐쇄를 목적으로 한 것은 아니라고 했습니다. 다만 여시 사태는 인터넷의 폐단이 집약된 사건인 만큼 사법처리를 통해 다시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게 되길 바란다고 했습니다.

“인터넷의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키보드워리어나 악플러부터 인터넷 폐단이 점차 현실화되더니 최근에는 극단적인 커뮤니티가 생겨나면서 문제가 아주 심각해졌죠. 여시는 이런 인터넷의 각종 폐단이 집약되면서 불거졌다고 생각해요.”

A씨는 특히 여시가 여성 혐오 세력을 집단으로 공격하면서 세력을 키웠고 스스로 이 힘을 다스리지 못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장동민이나 레바 사태를 보세요. 60만명의 여시 회원들은 한 번 공격 대상이 생기면 가차 없이 돌을 던졌어요. 물론 잘못이 있다면 비판 받아야하겠지만 여시는 도를 넘어섰습니다. 돌을 적당히 던졌어야 했어요. 군중심리가 문제라고 생각해요. 집단에 속한 개인들은 점차 죄의식을 잃게 된 거죠. 카페가 폐쇄적인 것도 문제고요. 그러니 내가 하면 로맨스고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식의 생각과 행동을 반복한 거라고 봐요. ‘몰래 무슨 짓을 해도 상관없을 거야’라고 생각한 거죠.”

여시 사태를 이대로 두면 60만 회원들이 두고두고 인터넷 곳곳에서 분란을 일으킬 것으로 생각했다고 합니다.

“이대로 여시 사태가 끝나면 또 다시 비슷한 문제가 생길 것으로 생각했어요. 다른 사람들의 지적은 무시하고 아니면 말고 식의 공격성만 드러내는 행동을 다시는 못하게 해야죠.”

스스로 스르륵 아재라고 표현한 A씨에게 에세랄에 다시 돌아갈 것인지를 물었습니다. 아시겠지만 이번 사태를 거치면서 많은 스르륵 아재들이 에세랄을 떠나 딴지일보나 오늘의유머로 망명했거든요.

“휴.. 에세랄은 제 인터넷 고향 같은 곳이에요. 지금은 에세랄을 떠났지만 항상 그립습니다. 언젠가는 다시 돌아가지 않을까 싶네요. 에세랄이 이번 일을 잘 털어내길 바랄 뿐입니다.”

고발장이 제출됐으니 경찰이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경찰이 이번 사건을 어떻게 처리할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공은 이제 경찰로 넘어갔습니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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