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중앙교회(최현범 목사)는 1970~80년대 민주화운동에 앞장선 故 김광일(1939~2010) 변호사 5주기 추모행사를 24일 개최한다고 21일 밝혔다.
보수교단의 교회가 한때 반체제 인사로 내몰렸던 인권 투쟁가의 추모행사를 갖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김 변호사는 이 교회 장로직분을 맡아 헌신했다.
부산중앙교회 창립 70주년을 기념해 열리는 이번 추모행사는 이상규 전 고신대 부총장이 ‘김광일 장로의 인권과 민주화’라는 주제로 발제에 나선다.
또 5주기를 맞아 그의 일대기를 담은 추모문집 ‘김광일 신념의 길을 가다’를 출간한다. 문집에는 ‘부산의 호민관’으로 불렸던 인권 변호사 시절을 비롯해 공천 반납 사건으로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와 맞선 국회의원 시절, 문민정부 대통령 비서실장 시절 등 고인의 파란만장한 정치 행적이 담겨 있다.
최 목사는 “김 장로가 단지 교회에 헌신한 공적이 큰 성도라고 해서 행사를 열려고 했으면 반대했을 것”이라며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던 김 장로가 이 시대에 남긴 귀한 교훈이 무엇인가를 돌아보기 위해 추모행사를 마련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보수 교단이 조찬기도회에 참석하고 인권유린에 대해 침묵한 것은 독재정권을 간접적으로 지원한 것”이라며 “김 장로가 교회를 섬기면서도 인권과 민주화에 몸을 던진 사례는 복음주의적 교회에 큰 귀감”이라고 강조했다.
김 변호사는 경남중·고교와 서울대 법대를 나와 1979년 부마민주항쟁, 1987년 박종철 추모대회 및 부산지역 6월 항쟁 등 1970~80년대 민주화운동을 이끌고, 영남지역을 대표하는 제1세대 인권변호사로서 수많은 시국 사건을 맡았다. 제13대 총선에서 부산 중구에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돼 정치권에 발을 디딘 그는 문민정부 초대 국민고충처리위원장, 대통령 비서실장 등을 역임했다.
부산=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
부산중앙교회,故 김광일장로 추모 세미나 개최
입력 2015-05-21 17: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