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국립대학교가 ‘체육대회 불참비 논란’으로 시끄럽습니다. 한 학과 학생회가 체육대회에 불참한 학생에게 3만원씩 내라고 공지했다는 익명의 제보가 인터넷으로 퍼졌기 때문인데요. 해당 학생회는 “뒤풀이 한번만 해도 100만원이 넘는다” “과활동을 안하고 혜택만 받는 것이 부당하다고 생각에 그랬다” 는 엉뚱한 논리의 해명을 내놔 논란의 불씨를 더욱 지폈습니다.
이 학과 학생이라는 한 네티즌은 최근 학교 익명 제보 페이스북 페이지에 3만원 행사 불참비가 부당하다며 제보를 했습니다.
그는 “체육대회 참가비 명목으로 3만원씩 걷는데 심지어 불참비도 있다”면서 “1~2만원도 아니고 참가비랑 똑같은 3만원”이라고 불만했습니다.
“불참하는 사람들은 불참 사유서를 가져와야하는데 사유서를 가져와도 3만원은 내야 하고 내지 않을시 과에서 제공하는 혜택에서 제외된다는데 아직도 이런 과가 남아있는 줄 몰랐다”고 황당함을 감추지 않았습니다.
불참비 제보글에는 1600여건의 ‘좋아요’가 달리면서 관심을 받았습니다. 다른 익명 게시글에 달린 ‘좋아요’는 수십건에 불과합니다.
‘참여하지 않는 사람에게 돈을 받겠다’는 황당 불참비 논리에 네티즌들은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그런데 논란을 잠재우려는 해당 학과 한 학생회 간부의 글이 더 큰 논란을 일으켰습니다.
자신을 학생회라고 밝힌 한 네티즌은 “현재 불참비는 단 한명도 걷지 않았다”면서 “과 활동을 하나도 안하면서 과에서 주는 장학금 혜택을 누리는 것은 부당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참가하라는 뜻으로 전파한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단체티셔츠나 뒤풀이를 하는데 참가비를 쓰는데 뒤풀이를 한번만 해도 100만원이상이 나온다고도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우리 학생회는 단 한 푼도 허투루 쓰지 않는다. 학생회끼리 맞추는 사소한 모자나 토시 조차도 학생회 개인 돈 걷어서 사용하고 있다”고도 했습니다.
학생회 해명에 대한 네티즌 반응 비난 일색이었습니다.
“학생회에서 돈 허투루 안 썼다는데 그게 무슨 자랑입니까! 당연한거지.”
“학과가 동아리도 아닌데 과활동을 무슨 의무처럼 얘기하시네요.”
“과활동 안한다고 장학금 받는 게 부당하다고요? 장학금 그거 등수 따라 주는 거 아니었어요?”
이 학교 익명 페북 관리자는 논란이 되는 학교 문제를 공개할 때마다 ‘왜 학교 망신을 시키냐’는 지적에 시달린다며 이런 글을 올렸습니다.
“우선 저는 불미스러운 일이 있으면 감추기보다는 널리 알려지고 ‘개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고발’을 올린 학생의 글은 21일 “해당 학과 학생이 힘들어 하고 있다는 얘기가 들려와 지웠다”는 공지와 함께 사라졌습니다.
아직 궁금해 학생들이 많습니다. 참가비든 불참비든 학생회가 학생에게 걷는 돈이 어디에 어떻게 쓰이는지 이번 기회에 투명하게 공개하길 바랍니다. 많은 이가 지켜보고 있습니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
“늬들 술값을 왜 내가 내니” 국립대 체육대회 불참비 ‘고발’시끌
입력 2015-05-22 00:10 수정 2015-05-22 14: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