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던 한화 이글스가 삐걱거리고 있다. 20일에는 SK 와이번스에게 패배를 당하며 20승21패로 5할 승률이 붕괴됐다. 순위도 8위까지 떨어졌다.
한화의 가장 큰 문제점은 선발 투수다. 한화는 팀 평균자책점이 5.11로 10개 팀 중 8위다. 불펜 평균 자책점은 4.01로 3위에 올라 있지만 선발진의 경우 무려 6.38까지 치솟고 있다. 리그 유일의 6점대 평균자책점으로 최하위다. 신생팀 kt 위즈의 선발 평균자책점(5.46)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
한화는 시즌 20승 중 선발승이 7승에 그치고 있다. 퀄리티 스타트(선발 5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도 6차례로 리그 최소다. 한화는 구원(195⅓이닝)이 선발(170⅔이닝)보다 월등히 많이 던지는 기형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다. 특히 5월 들어 한화가 거둔 선발승은 지난 2일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배영수가 6⅓이닝 3피안타 7탈삼진 2실점으로 승리를 거둔 이후 감감 무소식이다.
이 때문에 한화는 초반 대량 실점을 한 후 힘겹게 쫓아가는 패턴을 반복하고 있다. 20일 SK전에서도 선발 송은범이 ⅔이닝 2피안타 2볼넷 4실점(2자책점)으로 흔들리며 1회도 못 채우고 강판됐다. 뒤이어 박정진, 권혁 등 불펜 투수들이 총출동했지만 과부하를 견디지 못하고 무너졌다.
선발진 중 제 몫을 해주는 선수는 한 명도 없다. 지난달 4승을 거두며 에이스 역할을 한 안영명의 경우 이달 4경기에선 승리 없이 평균자책점 10.80으로 흔들리고 있다. 미치 탈보트(9.20)와 배영수(9.26)는 9점대 방어율이다. 쉐인 유먼은 1승4패 평균자책점 4.84로 그나마 낫다.
‘야신’ 김성근 감독은 이번 주 5인 선발로테이션 체제 복귀를 선언했다. 그런데 시작부터 선발진이 무너지며 김 감독의 기대는 물거품이 됐다.
김 감독은 일단 선발진의 안정을 기다리며 젊은 피 수혈과 수비력 강화로 이를 돌파하려 하고 있다. 김 감독은 19일과 20일 경기 전에 김민우와 최우석, 조영우 등 젊은 투수들을 2군에서 인하대로 불러 직접 지도했다. 또 19일 실책 5개가 나온 다음 날 오전 정근우와 권용관, 강경학, 김회성 등 주전 선수들에게 펑고(수비를 위해 공을 쳐 주는 것) 훈련을 집중적으로 시켰다.
김 감독은 “움직일 때가 왔지 않나 싶다”는 짧은 말을 남겼다. 빨리 위기가 찾아온 김 감독이 어떤 또 다른 처방으로 난국을 돌파할지 벌써부터 관심이 집중된다.
모규엽 기자
잘 나가던 한화 삐걱?… 무너진 선발진, 야신의 처방은?
입력 2015-05-21 16: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