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성폭행 매트리스’ 들고 졸업식 참석한 명문대생

입력 2015-05-21 14:56 수정 2015-05-21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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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유명 대학교 졸업식장에서 침대 매트리스도 같이 ‘졸업’했다.

19일(현지시간) 명문 뉴욕 콜롬비아대 졸업식장에서 벌어진 일이다. 매트리스도 졸업생들의 가운처럼 하늘색 시트가 씌워져 졸업식장에 등장했다.

이 학교 졸업반인 엠마 술코위츠는 매트리스를 들고 졸업식장에 나타났다. 몇몇 친구들은 매트리스를 들어주며 그녀의 ‘시위’에 동참했다.

술코위츠는 작년 9월부터 매트리스를 들고 캠퍼스에서 성폭력 반대 캠페인을 벌여왔다. 대학 2학년 때인 2012년 자신을 기숙사에서 성폭행한 남학생을 대학 측이 징계하지 않은데 항의하기 위해 성폭행 때 이용했던 매트리스를 메고 다녔다. 술코위츠의 주장에 대해 학교 측은 ‘상호 합의로 이뤄졌다’며 상대에게 면죄부를 줬다.

술코위츠는 둘이 같은 캠퍼스에 계속 다니거나 둘이 모두 졸업하는 일이 있는 한 매트리스 시위를 계속 하겠다고 선언했다. 이 같은 경고에도 대학 측은 남학생에 대한 추가 조처를 하지 않았으며 이번에 졸업장까지 줬다.

졸업식장의 리 볼린저 총장은 졸업생 한 명 한 명과 악수를 나눴지만 이 불편한 졸업생과는 결국 악수를 나누지 못했다.

술코위츠는 이번 시위로 성폭력 문제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는 명사가 됐다. 이날 졸업식 축사 연사로 참석한 에릭 가르세티 로스앤젤레스 시장 역시 술코위츠의 시위 행동을 격려했다.

미 언론은 “졸업식장을 찾은 많은 사람들이 엠마의 시위에 박수를 보냈다” 면서 “콜럼비아 대학은 엠마의 시위뿐 아니라 성폭행범이라는 비난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해주지 못했다는 이유로 남학생으로부터도 소송을 당해 이래저래 곤혹스러운 처지” 라고 보도했다.





김태희 선임기자 t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