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과와 안전성이 입증된 호르몬 치료법으로 갱년기 증상 적극 대처해야
A씨(33세, 여)는 “5월이 되면 부모님을 위한 선물로 큰 고민 없이 건강식품을 구입하곤 했었는데, 올해는 백수오 사건 때문에 고민 없이 사던 건강식품도 망설여지게 된다”며 “올해는 의미 없이 사드리는 건강식품 대신 부모님 건강 상태를 제대로 알고 있는 게 중요할 것 같아 부부의 날(21일)을 맞아 부모님의 건강검진을 예약했다”고 말했다.
가짜 백수오 파동으로 건강식품 최대 특수인 가정의 달이 건강식품의 최대 위기가 된 것도 사실이지만, A씨처럼 부모님의 건강 상태를 제대로 알지 못한 채 드려왔던 건강식품 대신 부모님께 진짜 건강을 선물할 수 있는 계기가 될지도 모르겠다.
특히 50-60대라면 그냥 지나칠 수 없는 갱년기가 부모님의 건강을 위협하는 최대 적이라고 하는데, 중년 여성뿐 아니라 남성에게도 나타나는 갱년기를 바로 알고, 부모님께 진짜 건강을 선물하는 가정의 달을 보내보는 건 어떨까.
백수오 같은 건강식품으로는 근본적인 갱년기 치료 효과 볼 수 없어…
우리나라 중장년층 여성들의 갱년기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기 보다는 일시적인 증상인 것으로 가볍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최근 '가짜 백수오' 논란을 통해서도 알 수 있듯이 단순히 건강식품 복용을 통해 증상을 관리하고자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에 반해 남성들은 갱년기에 대한 인식마저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남성 갱년기는 그 증상이 서서히 나타나기도 할 뿐 아니라 사회생활에 따른 스트레스로 오인하기 쉬워 여성 갱년기 보다 더욱 간과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갱년기 남성들 역시 여성들이 느끼는 신체적, 정신적 불편함을 동일하게 겪는다.
열성홍조, 가슴 두근거림, 발한, 수면장애 등으로 대표되는 여성 갱년기 증상은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 결핍 상태가 장기적으로 지속되면서 골다공증, 치매, 심혈관 질환 등의 심각한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남성의 경우도 피로감, 기억력 저하, 우울증을 비롯해 체지방이 증가하고 근육과 뼈가 약해지는 등 다양한 신체적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중년 남성과 여성들의 갱년기 건강 관리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 할 수 있다.
중앙대학교병원 산부인과 박형무 교수는 “건강식품은 갱년기 증상, 또는 그로 인한 질환의 예방과 치료에 대한 효과가 전혀 입증되지 않았다”며 “단지 건강식품에 의존하기 보다는 많은 임상결과와 보다 안전하게 복용할 수 있는 방법이 제시되어 있는 호르몬 치료를 통해 갱년기 증상을 관리하려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또한 박형무 교수는 폐경 후 여성들이 건강식품을 찾는 것과 관련해 “건강식품들의 효과는 대부분 위약효과와 같거나 효과가 있더라도 매우 미미한 것으로 보고되어 왔다. 다만 자연적인 성분이기 때문에 안전할 것이란 생각이 지배적이었으나, 이러한 건강식품들은 장기간 깊이 있게 연구된 바가 없기 때문에 무조건 안전하다고 볼 수는 없다”며 “특히 갱년기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졌던 당귀의 경우도 논란의 여지가 있고, 승마추출물의 경우 간 독성을 일으킨다고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안전성과 효과 입증된 갱년기 치료는 '호르몬 요법'뿐
갱년기가 찾아오는 가장 큰 원인은 호르몬의 급격한 감소이다. 이 때문에 다른 치료보다도 감소한 호르몬을 보충해주는 것이 갱년기 증상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효과적인 치료법이다. 따라서 증상이 발생했을 때 이를 가볍거나 일시적인 증상으로 여기지 않고 전문의와 상담하여 본인에게 맞는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가장 좋다.
박형무 교수는 “호르몬 요법은 열성홍조의 빈도와 강도를 감소시키고, 우울감 수면장애를 조절하는데 효과적일 뿐 아니라 비뇨생식기 위축 증상에도 매우 효과적으로 작용한다”며 “호르몬치료와 함께 식이요법, 운동 등 건강한 생활습관을 병행한다면 갱년기 증상 완화와 다른 질환의 발생 위험을 크게 낮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
“백수오 파문에 건강식품 못믿겠다”… 올바른 갱년기 치료 어떻게?
입력 2015-05-21 1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