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의 사스'로 불리는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에 감염된 세번째 환자가 발생했다. 첫 감염자와 같은 병실을 쓰던 70대 환자로, 가족이 아닌 첫번째 2차 감염자다.
이에따라 중동호흡기증후군 감염자가 모두 3명으로 늘면서 추가 감염자 발생 등 확산 여부에 촉각이 쏠리고 있다.
세번째 감염자와 접촉한 가족이나 의료진, 간병인 등을 통한 '2~3차 감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건당국이 잔뜩 긴장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는 21일 서울정부청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최초로 감염이 확인된 남성 환자(68)와 병실(2인실)을 함께 썼던 또 다른 남성(76)에 대한 유전자 검사 결과, 중동호흡기증후군 양성 판정이 나와 감염 사실이 최종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 남성은 지난 15~17일 첫번째 감염자와 같은 병원 2인실에 입원했으며 20일 오전 발열 증세가 나타나 즉시 국가 지정 입원치료격리병상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전날 질병관리본부는 바레인에서 농작물 재배 관련 일을 하다가 귀국한 남성과 그의 부인(63) 등 2명이 중동호흡기증후군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힌 바 있다.
중동호흡기증후군은 치사율이 40%로 비교적 높다. 에볼라 바이러스의 치사율(50~70%)보단 적지만 같은 호흡기 전염병인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의 치사율(7~10%) 보다는 4배 정도 높다.
반면 환자와 접촉 정도가 강한 사람에게만 전염될 정도여서 전염력은 상대적으로 약한 편이다. 실제 2012년 첫 발병 후 4년간 감염자가 1142명 수준으로 비교적 적은 편으로 확산 수준이 높지 않다.
한림의대 강남성심병원 이재갑 교수는 "50명의 가족들이 환자에 노출되면 그중에서 2~3명 정도가 감염될 수준으로, 우리가 보통 얘기하는 감기라든지 인플루엔자처럼 전염성이 높은 수준이라고 보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하지만 중동호흡기증후군은 통상 접촉 정도가 일상적 수준을 넘으면 전염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공간을 어느 정도 지속적으로 공유할 때 전염 가능성이 커지는 것이다.
이재갑 교수는 "간병하던 부인이 걸린 것처럼 동일한 거주 공간에서 아주 긴밀하게 접촉하는 경우나, 병원에서 진료를 하는 의사나 간호사들이 보호장구 없이 환자를 돌봤을 경우 감염된 사례들이 많이 보고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족 외에 감염자가 처음으로 발생한 만큼 보건 당국은 2~3차 감염을 막고자 세명의 확진 환자와 밀접하게 접촉해 온 가족과 의료진 64명을 모두 격리 조치했다.
이들에 대해서는 확진 환자 접촉일로부터 최대 잠복기인 14일간 일일모니터링을 해 추가적인 증상 발현 여부를 검사할 계획이다.
보건당국은 다만 중동호흡기증후군에 대한 위기 경보 수준은 기존의 '주의' 단계로 계속 유지하기로 했다. 대신 감염자와 밀접하게 접촉한 사람을 격리하는 등 적극적인 추가 감염 방지 조처를 하기로 했다.
이재갑 교수는 "환자에 노출됐었던 분들에 대해서 잠복기간 동안 증상 발현이 없는지 체크가 상당히 중요하다. 특히 잠복기를 최장 2주 정도로 보고 있기 때문에 의료진들에 대해서도 적어도 2주 안에 추가 환자 발생이 없는지 면밀한 관찰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
[속보]중동호흡기증후군 감염자 3명으로 늘어 ‘2~3차 감염 확산’ 비상…의료진·가족 등 64명 격리
입력 2015-05-21 10:52 수정 2015-05-21 18: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