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명 중 1명이 호소하는 민감성 피부. 피부가 왜 약간의 자극에도 민감하게 반응하게 되는지 그 이유를 국내 의료진이 밝혀냈다.
서울대병원은 피부과 정진호(사진) 김은주, 이동훈 교수 연구팀이 “민감성 피부 환자들이 주로 호소하는 통증이 지방 및 당대사 조절 호르몬으로 알려진 아디포넥틴(adiponectin) 유전자 결핍으로 인해 나타난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고 21일 밝혔다.
연구결과는 피부과학 분야 국제 학술지 ‘저널 오브 인베스티게이티브 더마톨로지(Journal of Investigative Dermatology) 온라인판 최신호에 게재됐다.
민감성 피부란 화장품 등 외부자극과 호르몬 변화 등 신체내부 원인으로 홍반(붉어짐), 각질, 물집 등 다양한 피부 반응과 가려움, 따가움, 통증, 화끈거림 등 주관적 증상을 호소하는 것을 말한다.
다양한 화장품 사용을 비롯한 화학물질 노출, 대기오염, 생활환경의 변화, 스트레스 등으로 민감성 피부 환자가 늘고 있다. 하지만 정확한 원인을 몰라 효과적인 치료가 어려웠다.
연구팀은 민감성 피부 환자 9명(비교군)과 정상인 9명(대조군)을 대상으로 피부에서 다양한 유전자 차이를 볼 수 있는 ‘마이크로 어레이란(microarray)’ 유전자 분석 검사를 시행했다.
그 결과, 비교군은 대조군에 비해 근육의 구성 및 수축 이완에 관여하는 유전자의 발현이 현저히 적었다. 또한, 근육 운동의 원료가 되는 화학물질 ‘ATP(adenosine triphosphate)’와 ATP 생성에 필요한 유전자의 발현도 눈에 띄게 적었다.
연구팀은 말초에서 산도 자극을 검출하는 수용체인 ‘TRPV1’과 ‘ASIC3’가 민감성 피부에서 증가돼 있는 것도 확인했다. 아울러 추가 분석을 통해 지방분해 호르몬으로 알려진 아디포넥틴 유전자가 부족해질 때 이 같은 현상이 발생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정 교수는 “민감성 피부의 핵심 발병원인을 분석하고 아디포넥틴 유전자 감소를 회복시키는 방법을 찾으면 민감성 피부 문제를 완전히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
민감성 피부가 통증유발 유전자 아디포넥틴 감소때문이라고요?
입력 2015-05-21 15: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