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당에 미녀들이 몰려나온다?” 北, 장마다 배 증가...여성 장사 나이 없애

입력 2015-05-21 08:55

북한의 '풀뿌리 시장경제' 역할을 하는 '장마당'이 갈수록 늘어나 400개 정도에 육박하고 있다는 분석이 21일 나왔다. 또 최근 북한 당국이 시장에 대한 단속과 통제를 다소 완화한 가운데 올해초부터 기존에 있던 여성들의 장사 나이 제한을 없앴다고 북한전문매체인 데일리NK가 최근 보도했다.
커티스 멜빈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한미연구소 연구원은 구글 위성사진을 분석해 "현재 확인할 수 있는 북한 내 장마당은 약 396개로 2010년의 200여개에서 배 가까이 늘어났다"고 밝혔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이날 보도했다.
멜빈 연구원에 따르면 396개의 장마당 중 옥외나 길거리에 형성된 장마당이 77개로 전체의 약 20% 정도다.
멜빈 연구원은 "위성사진을 보면 지난 1년간 원산시에서 장마당이 확장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면서 "원산의 경우 김정은 집권 이후 장마당이 계속 확장하고 있으며 지도층에서도 장마당에 계속 투자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평안남도 개천시를 촬영한 위성사진을 보면, 2013년에는 공터였던 곳에 2014년 9월 사진에는 하얀색 지붕으로 덮인 장마당의 모습이 보여 장마당이 새로 생긴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개천시에는 원래 장마당이 있었으나 그 자리에 고층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면서 이전보다 먼 곳에 작은 규모로 새 장마당이 들어선 것이라고 멜빈 연구원은 설명했다.
멜빈 연구원은 "북한 주민의 생계 수단으로 자리 잡은 장마당이 규모나 거리, 정책에 상관없이 명맥을 유지하고 있으며 활발한 경제활동의 중심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북한 당국이 지난해부터 일부 지역 시장에서의 나이제한을 두지 않기 시작했고 올초부터는 전국적으로 나이제한이 풀렸다고 한다.
한 소식통은 “최근 당국은 공식 시장에 대한 단속과 통제를 아주 느슨하게 하고 있다”면서 “그동안 매대 승인(허가)도 잘 안해줬으나 최근에는 매대도 많이 승인해주고 50세 미만의 여성들은 장사를 할 수 없다는 포치도 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소식통은 “나이 제한을 하지 않자 많은 젊은 여성들도 시장에서 장사를 하고 있다”면서 “나이제한을 하지 않게 돼 장사 하려는 사람이 늘자 당국이 매대 승인을 더 해준 것”이라고 덧붙였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당국은 국가적인 총 동원령인 농촌동원과 각종 건설동원, 그리고 김정은 일가의 혁명사상 무장을 강요하는 학습강연 등에 여성들이 불참하지 않도록 젊은 여성들(50세 미만)의 시장 장사를 통제해 왔다. 당국은 오전에는 조직생활 오후에는 장사를 하라는 식으로 제한적인 장사 허용을 해줬다는 것이 소식통의 전언이다.
소식통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시장 단속을 별로 하지 않고 골목장에서 음식을 팔는 여성들에 대한 단속도 느슨해졌다”면서 “이러다보니 이전에는 집에서 소일거리만 하던 많은 여성들이 시장이나 골목장 등지에 나와 장사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당국의 조치에 대한 여성들 반응과 관련 소식통은 “여성들은 이런 현상에 대해 ‘해가 서쪽에서 떴다’면서 ‘장마당 단속이 드물고 나이제한을 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살 것 같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면서도 “일부는 ‘이러다 갑자가 어떤 지시가 내려질지 모르는 일’이라는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주민들도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젊은 여성들의 장마당 진출을 가정의 경제상황을 윤택하게 하면서도 시장분위기를 바꾸기도 하기 때문에 한결 보기도 좋다”면서 “이전에는 전부 나이가 많은 여성들만 시장에 앉아 있었는데 지금은 20대, 30대도 흔히 볼 수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시장 장사를 하는 것에 대한 통제가 비해 많이 약해지다 보니, 퇴비동원, 충성의 노래모임 등에 참가하는 열의도 더 높아졌다”면서 “여성들이 사회활동에 적극 참가하는 것은 마음 놓고 장사하게 하니까 대부분 가정들의 형편이 조금 나아졌다”고 말했다.
그러나 소식통은 “당국이 주민들 위해 단속을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당국이 매대를 빌려 주고받는 장세(임대료)를 통해 국가 수입을 늘리려는 것”이라면서 “혜산 시장의 매대 숫자가 수천개에 이르는데 이 매대를 통해 벌어들이는 돈은 엄청나다”고 지적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