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해외 건설회사, 노동자 국가 상납금 절반 착복” 고위간부 뇌물용 활용

입력 2015-05-21 08:45

러시아 극동 연해주 지역에서 일하고 있는 북한 노동자가 자신이 소속된 북한 건설 회사의 전횡을 고발하고 나섰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21일 보도했다.

회사 사장들은 노동자들이 각종 명목으로 매달 바치는 상납금의 절반가량을 국가로 보내지 않고 개인적인 축재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이 매체는 지적했다.

북한과 인접한 러시아 연해주는 북한 노동인력과 관련해 수요와 공급이 지속적으로 존재하는 곳으로 북한 노동자들이 주로 현지 건설 현장에 많이 투입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러시아 내 북한 노동자는 2만에서 3만 명 정도로 추산되고 있는데, 그 중 연해주 지역에 1만명에서 2만명, 또 극동 항구 도시 블라디보스토크에만 3천명에서 5천명의 북한 노동자들이 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RFA가 러시아 연해주 현지에서 만난 북한 건설 노동자 김모씨는 이러한 북한 회사 사장의 노동자 임금 착취와 개인적 축재 문제가 도를 넘어섰다며 울분을 터뜨렸다고 한다.

김씨는 북한 회사 사장들이 새로 부임하면 임기 3년 동안 100만 달러를 축재하는 것을 목표로 정한다면서 이런 부조리는 인터넷을 통해 강력히 고발해 반드시 시정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씨는 북한 당국에서 해외에 나가 있는 북한의 모든 회사에 대해 특별 재정 검열에 나서야 하며 여기에는 북한 당국자 뿐 아니라 유엔 등 국제기구도 함께 개입해야 한다는 것이다.

북한 상층부에서 눈감아 주면 검열단원 성원들이 현지 사장들로부터 뇌물을 받고 무마하는 것으로 끝나기 때문에 국제사회의 개입이 필요하다고 김씨는 주장했다. 그는 북한 당국이 국제 사회에 보여주기 위한 수감 환경이 월등히 뛰어난 이른바 ‘인권감옥’을 증산교화소 안에 따로 운용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김씨는 자신과 같은 건설 노동자들은 매달 북한 회사에 러시아 화폐로 4만 루블, 미화로 8백 달러 가량을 반드시 납입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자신은 이른바 ‘개별청부생’으로 회사일은 하지 않고 개인적으로 일감을 구해 노동을 하면서 매달 상납금을 바쳐야 하며, 그 이후 더 버는 돈만 자신의 소유가 된다고 소개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연해주 지역 북한 건설 노동자들이 매달 회사에 바치는 상납금은 겨울인 12월부터 2월까지는 3만 루블(미화 6백 달러), 3월과 4월은 3만5천 루블(미화 7백 달러), 그리고 공사 성수기인 5월부터 11월까지는 4만 루블(미화 8백 달러) 정도다.

거기다 ‘개별청부생’으로 숙소 생활을 하지 않는 데 대해 또 매달 3천 루블(미화 60 달러)을 회사 중간 관리자에게 건네줘야 한다고 김씨는 덧붙였다.

그는 가령 북한 노동자 한 명이 매달 상납금으로 미화 800 달러를 회사에 납입하면 북한 당국으로 들어가는 금액은 그 절반인 400 달러도 채 되지 않을 것이라면서 그 나머지 400 달러는 소액의 숙소 운영비와 세금 등을 제외하곤 전부 회사 사장 개인 주머니로 흘러들어갈 것으로 추정했다.

한편, 올해 초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는 북한의 해외 노동자들이 하루 최소 12시간 이상을 일하며 임금은 약속된 액수의 10%를 받거나 아예 못 받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