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 한일월드컵에서 이탈리아 수비수로 출전했고 지금은 중국 프로축구 광저우 에버그란데의 지휘봉을 잡은 파비오 칸나바로(42) 감독은 성남 FC에 무릎을 꿇고 “기회를 살리지 못해 졌다”고 깨끗하게 인정했다.
광저우는 20일 경기도 성남시 탄천 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성남과의 2015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에서 1대 2로 졌다. 1대 1로 맞선 후반 추가시간 성남 미드필더 김두현(32)의 페널티킥 결승골로 승부가 갈렸다.
칸나바로 감독은 “축구는 기회를 반드시 득점으로 연결해야 승리할 수 있다. 우리는 많은 기회를 살리지 못해 졌다”고 말했다. 김두현이 경기 종료를 앞두고 페널티킥을 얻은 상황에 대해서는 “너무 멀어서 잘 보지 못했다. 아직은 답변하기 어렵다”고 했다.
성남은 오는 27일 광저우 원정에서 2차전을 치른다. 비기기만 해도 8강으로 진출한다. 광저우는 무실점 승리를 거두거나 성남보다 두 배 이상의 골을 넣어야 8강 진출권을 낚아챌 수 있다.
칸나바로 감독은 “16강전이 끝난 게 아니다. 2차전은 반드시 승리하겠다. 오늘 한 골을 넣은 점은 고무적이다”라며 “다음주 어느 팀이 8강에 있는지 지켜보라”고 자신했다.
칸나바로 감독은 1992년 이탈리아 나폴리에서 프로로 입문해 1998 프랑스월드컵에서 대표팀의 후방을 지킨 수비수다. 외모와 실력을 모두 겸비한 2000년 전후의 스타플레이어였다.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와 이탈리아 유벤투스 등 명문 구단을 거쳤다. 한일월드컵 16강전에서 우리나라에 1대 2로 졌을 때도 칸나바로 감독은 수비수로 뛰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크! 졌다! 또 1대 2로”… 칸나바로 감독, 이번엔 성남 FC에 무릎
입력 2015-05-20 23: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