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손 놓은 안철수,조국 추천” 문재인, 내부인사에 무게

입력 2015-05-20 16:43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전 공동대표는 20일 당 쇄신작업을 주도할 '초계파 혁신기구' 위원장을 맡아달라는 문재인 대표의 제안을 공식적으로 거부했다.

이에 따라 문 대표의 혁신기구 위원장 인선이 원점으로 돌아가게 됐다.

특히 친노-비노 대선주자간 '전략적 제휴'를 통한 내분 수습 시도가 무산됨에 따라 내홍 사태도 좀처럼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안 전 대표가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적임자로 추천했고, 조 교수도 "권한을 주고 혁신내용에 동의한다면 제가 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언급해 '조국 혁신위원장 카드'가 대안으로 부상할지 주목된다.

안 전 대표는 이날 입장자료를 내고 전날 문 대표와의 회동에 대해 "어제 문 대표와 당 혁신의 당위성에 대해 공감한 바 있으나, (혁신위원장) 제안을 받고 제가 맡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씀드렸다"며 "혁신위원장은 당 밖의 인사가 맡는 것도 방법 중의 하나라는 말씀도 드렸다"고 밝혔다.

이어 "어제 발표하지 못한 것은 혁신위원장 인선이 될 때까지 발표를 유보해 달라는 문 대표의 요청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불필요한 억측을 피하기 위해 문 대표의 양해를 구하고 오늘 말씀 드린다"고 덧붙였다.

앞서 문 대표는 전날 오후 안 전 대표와 단독회동을 하고 혁신기구 위원장직을 정식 제안했으며, 회동 직후 안 전 대표는 "혁신기구가 필요하며 혁신기구에 전권을 부여한다는데 의견을 같이 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따라 안 전 대표가 혁신기구 위원장직 수락에 무게를 둔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았다.

또 당 지도부는 이날 오전 비공개 최고위원 간담회를 열어 안 전 대표가 이른 시일내에 결단해줄 것으로 요청키로 뜻을 모았다.

안 전 대표의 혁신기구 위원장직 제안 거부 입장발표는 당 지도부가 이같이 의견을 같이 했다는 당 대변인 발표가 있은 직후 이뤄졌다.

문 대표는 안 전 대표의 제안 거부 입장발표 소식에 대해 "최고위원들의 뜻을 모아 부탁들 드렸던 것인데 좀 아쉽다. 여지가 있다고 판단하고 설득 노력을 하려 했는데 아쉽게 됐다"며 "최고위원들과 함께 (대책을) 논의해 보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어제 안 전 대표가 우리 당의 쇄신과 단합, 더 큰 혁신에 공감하고 그에 대해 전적으로 협력하겠다고 하면서 다만 자신이 위원장을 맡는 건 적절치 않다고 하면서 조국 교수를 추천했다"고 공개했다.

김성수 대변인은 기자간담회에서 "어제 회동에서 안 전 대표가 위원장 자리에 대해 맡기가 좀 어렵다고 해 문 대표가 '좀 더 시간을 갖고 고민해달라'고 간곡히 부탁했고 이에 대해 안 전 대표도 알겠다고 답변했다"며 "문 대표는 좀 더 설득하면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최고위원들이 이날 오후 모처에서 안 전 대표를 따로 만나 설득을 시도했으나, 안 전 대표는 "재고의 여지가 없다"며 완강한 입장을 보인 것으로 알려져 마음을 돌리기는 사실상 어려워 보인다.

이에 따라 문 대표는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다시 소집, 혁신기구 위원장 인선 문제에 대한 대책을 논의했다.

당 안팎에서 '조국 카드'가 대안이 될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이미 지도부가 외부 인사보다는 내부 인사쪽으로 방향을 잡은 상태여서 논의가 어떤 식으로 진행될지 관심을 모은다.

특히 조 교수는 문 대표의 '육참골단'(肉斬骨斷·자신의 살을 베어내주고 상대의 뼈를 끊는다는 뜻)을 비롯, ▲도덕적·법적 하자가 있는 인사들의 예외없는 불출마 ▲호남 현역의원 40% 이상 물갈이 ▲4선 이상 중진 용퇴 등 파격적 혁신구상을 밝힌 바 있어 당내에서 저항감이 작동할 수 있다는 관측도 일부에서 제기된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