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非盧’ 김한길의 대반격 “親盧 만한 기득권 세력이 어디 있나”

입력 2015-05-20 19:50

새정치민주연합 비노(비노무현) 진영을 대표하는 김한길 전 공동대표가 20일 “문재인 대표와 친노(친노무현) 계파만한 기득권이 어딨느냐”며 문 대표와 친노 진영을 강하게 비판했다. 친노와 비노 진영이 주어만 바꾼 채, 서로를 ‘기득권 세력’이라고 공격하면서 당 내분이 더욱 심화되는 모양새다.

김 전 대표는 지난 14일 공개된 문 대표의 미발표 입장문을 거론하며 “(문 대표와 친노계의) ‘나만 옳다, 우리만 옳다’는 계파주의의 전형적인 독선과 자만심, 적개심과 공격성, 편가르기와 갈라치기를 극명하게 보여줬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표의 직에 앉은 분은 듣기 싫고 아픈 지적을 토해내는 이들을 적으로 돌려서는 안 된다”며 미발표 입장문 내용에 대한 불쾌감을 숨기지 않았다. 김 전 대표는 문 대표가 ‘정치인답지 않은 것이 나의 장점’이라고 한 발언과 관련해 “정치를 잘 모른다는 것이 결코 자랑일 수 없다”고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다.

김 전 대표는 “소위 친노의 배타적이고 독점적인 패권정치를 청산하기만 하면 우리 당의 고질적인 계파주의가 극복될 것”이라며 ‘친노 패권주의’ 청산에 대한 문 대표의 의지 표명을 거듭 주문했다. 그는 “(친노 패권주의에는) 비선 논란 뿐 아니라 폐쇄적이고 소수독점주의적 행태 등이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김 전 대표는 2012년 대선을 예로 들며 “당시 문 호부의 유세차에 우리 당 국회의원들을 오르지 못하게 한 패권적이고 배타적인 선거운동도 패인 중 하나”라며 “그런 상처를 우리 당의 의원 모두가 안고 있다”고 꼬집었다. 4·29 재보선 참패에 대해서도 “(야권분열 방지를 위한 문 대표의) 노력이 더 있었다면 지금과 같은 결과를 피할 수 있었을지 모른다”며 문 대표 책임론을 언급했다.

문 대표 측은 취임 후 일관되게 계파 청산을 선언했음에도 같은 요구가 나오는 것이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문 대표 측 관계자는 “당직인사도 탕평했고, 재보선 참패 후 다시 탕평인사를 하겠다는데도 (진정성이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며 “(비노 진영이) 허상을 보고 있는 것 같다”며 답답해했다.

그러나 김 전 대표는 “선언적으로 애매하게 얘기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일갈했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