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시(亂視) 동반 고도근시 환자들이 라식 수술 등 근시교정 치료를 받기 전에 난시부터 먼저 해결하면 각막 절삭 양을 20% 이상 줄이고도 원하는 시력을 얻을 수 있다는 임상연구 결과가 나왔다.
난시는 각막 모양이 럭비공처럼 타원형으로 변해 초점이 망막 한군데에 정확히 맺히지 못해 사물이 흐려 보이고 겹쳐 보이는 질환이다. 정도의 차이가 있지만 안경을 쓴 근시 환자 대부분(약 80% 이상)이 난시를 동반하고 있다.
온누리스마일안과 정영택, 김부기 원장 연구팀은 고도난시 및 혼합난시 환자 28명을 대상으로 각막 절개 난시교정술과 레이저 시력교정술 병합요법을 잇따라 시행하는 방식으로 그동안 시력교정의 사각지대였던 고도난시와 혼합난시를 동시에 개선하는데 성공했다고 19일 밝혔다.
연구결과는 지난 달 11~12일, 이틀 동안 광주시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113차 대한안과학회 춘계 학술대회에서 발표됐다.
연구팀은 조사 대상 환자를 A, B 두 그룹으로 A그룹(19명)에는 난시교정술 후 라식수술을, B그룹(9명)에는 난시교정술 후 스마일 시력교정술을 실시했다.
그 결과, 수술 전 0.08이었던 두 그룹의 나안시력이 수술 후 정상 시력 범위인 0.91, 0.93으로 각각 회복된 것으로 측정됐다. 더욱이 이들은 기존과 같이 라식, 라섹수술을 단독으로 시행해 시력을 교정하는 경우보다 각막 절삭 량을 20%가량 줄이고도 이 같은 효과를 얻은 것으로 나타나 주목됐다.
효과는 수술 6개월 이후에도 계속됐다. 수술 환자들 모두 근시나 난시가 재발하지 않고 시력이 안정적으로 잘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망막박리, 안내염, 각막확장증 같은 심각한 합병증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연구팀은 전했다.
각막 깎는 양을 크게 줄여 안전성을 높인 ‘선(先) 난시교정 후(後) 레이저 시력교정 병합요법’의 절차는 다음과 같이 전개된다(별표 참조). 1단계는 먼저 특수 미세메스를 사용하여 찌그러진 각막의 모양을 바로잡아 난시를 교정한다. 각막주변부를 2.8~5.7㎜ 두께의 미세 칼로 살짝 터, 각막의 인장력을 조절하는 방법으로 난시를 줄인다. 그 뒤 2단계로 2~4주 이후 남아 있는 근시를 라식, 라섹, 스마일 등 레이저 시력교정을 하거나 렌즈삽입(ICL)술로 교정하여 원하는 시력을 얻는다.
정 원장은 “3디옵터 이상의 심한 난시가 동반된 환자, 원시와 난시가 혼합되어 시력교정술이 어려운 환자들도 특별한 후유증 우려 없이 안전하게 레이저 시력교정술을 받을 수 있다”며 “수술을 두 차례나 받는 게 흠이지만, 개인 맞춤 시력교정술을 선택할 수 있어 되레 수술비용과 시간을 절감하는 효과가 기대된다”고 주장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
선난시후근시교정 병합요법, 고도난시와 혼합근시 퇴치법으로 각광
입력 2015-05-20 17: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