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20일 국회를 방문했다.
반 총장은 2015 세계교육포럼 참석을 계기로 18일부터 4박 5일의 일정으로 방한 중이다. 지난 2013년 8월 유엔 직원에게 주어지는 '귀향휴가'로 다녀간 이후 1년 9개월여만의 한국 방문이다.
반 총장이 국회를 방문한 것은 지난 2013년 방한 당시 강창희 국회의장을 예방한 이후 처음이다.
국회사무처에 따르면 반 총장은 취임 이후 지금까지 총 다섯 차례 국회를 방문했다. 방문 내용을 보면 이번 방문을 포함 국회의장 예방이 3번, 연설이 1번, 오찬 참석이 1번이었다.
반 총장은 이날 국회 도착 직후 방명록에 "대한민국의 대의정치 발전과 국민복리 증진을 위해 진력하시는 정의화 국회의장님의 지도력에 깊은 경의를 표한다"며 "대한민국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드린다"고 적었다.
반 총장은 이어 국회의장 접견실을 찾아 정 의장을 예방했다. 이 자리에는 정갑윤 이석현 국회부의장, 새누리당 유승민·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정의당 심상정 원내대표 등도 함께 했다.
반 총장은 이 자리에서 "금년은 유엔 창설 70주년이고 한국으로 보면 광복·분단 70주년이 되는 아주 역사적 해"라면서 "인류를 위해서 중요한 지속 발전, 지속 개발을 위한 계획을 세워야 하고 기후변화에 관한 세계 최초의 협약을 만들기 위해서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며 "대한민국 국회와 정부의 지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행정부에서 대통령이나 수상들이 일하지만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에서 법안이나 예산을 뒷받침해주지 않으면 거의 잘 안되므로 의회 지도자들과도 긴밀히 연락을 하고 협조를 구하고 있다"며 "그런 면에서 모국인 대한민국 국회의 지원, 또 협조가 절대적으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박근혜 대통령께서 비전을 갖고 활동해나가시는 데 있어서 의회의 지지, 특히 초당적 지지가 중요하다"면서 "(정의화) 의장님이 지도력을 발휘해서 대한민국 행정부의 일을 적극 도와달라"고 당부했다.
정 의장은 전세계적으로 경제는 발전하고 있음에도 빈부격차, 양극화, 질병 등은 확산하는 현상을 언급하며 "지구촌이 오히려 좋아지는 게 아니고 몰락하는 게 아닌가"라며 "이걸 방지하고 해서 나아지게 하려면 유엔의 역할이 크다, 유엔의 역할이 앞으로 증대되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엔의 '포스트 2015'가 반 총장 재임 기간 획기적으로 변화할 수 있도록, 한국이 할 수 있는 것은 제대로 할 수 있도록 예산 문제를 포함해서 국회에서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이종걸 원내대표도 "참 자랑스럽다, 세계 평화의 상징으로, 평화의 대사로 세계 군축, 기후변화, 환경 등 모든 인류가 겪고 있는 여러 가지 문제를 앞장서서 해결해보려고 애쓰시는 모습을 보고 있다"며 "아직 하지 못한 소임, 저희들이 뒤에 굳건히 받치고 있겠다"고 말했다.
한편, 유승민 원내대표는 북한 정부가 갑작스레 반 총장의 개성공단 방문을 불허한 것과 관련, "다른 분도 아니고 유엔 사무총장이시고 북한도 유엔가입국인데다가 북한 깊숙한 곳도 아니고 개성공단은 이미 남북경협의 현장인데 (방문이) 무산돼 굉장히 안타깝다"면서 "가까운 시일 내 꼭 그런 기회가 생기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날 예방에는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인 나경원 의원을 비롯해 새누리당 소속 김정훈 류지영 이종훈 의원과 박형준 국회 사무총장, 김성동 국회의장비서실장, 이수원 국회의장 정무수석 등이 배석했다.
오 준 주 유엔대사를 비롯해 유엔 측에서는 제프리 삭스 특별자문관, 김원수·미로슬라브 젠카 사무차장보 등이 함께 자리했다.
이들은 30분간의 접견을 마친 뒤 국회 중앙홀 계단에서 기념촬영을 한 뒤 헤어졌다. 정 의장을 비롯한 의원들은 국회 본관 바깥까지 나와 반 총장을 배웅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
“朴대통령에 초당적 지지 중요하다” 반기문, 5번째 ‘국회 나들이’
입력 2015-05-20 15: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