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바이러스성 질병인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에 감염된 국내 환자가 처음으로 확인됐다. 메르스는 5일 가량 잠복기를 거쳐 38도 이상의 고열, 기침, 호흡곤란 등 급성 호흡기 질환증상을 보인다. 폐 감염이나 급속한 신장 기능 이상을 일으킬 수 있다.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와 증상이 비슷하다. 사스보다 치사율은 높고, 전염성은 낮다.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는 지난 4일 바레인에서 귀국한 남성(68)이 메르스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20일 밝혔다. 이 남성은 지난달 18일부터 지난 3일까지 바레인에 체류하면서 농작물 재배 관련 일에 종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타르를 경유해 인천공항으로 입국했고, 당시에는 증상이 없었다. 입국 7일 후에 발열 및 기침 등 증상이 발생했다.
질병관리본부는 국내 전파를 막기 위해 이 남성을 국가 지정 입원치료병상으로 이송해 격리치료하고 있다. 가족과 의료진 등을 대상으로 자가 격리 및 역학조사도 실시 중이다. 이 남성이 거친 3개 병원의 의료진에게선 메르스 증상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다만 간병을 하던 부인에게서 경증의 호흡기 증상이 있어 확진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이 남성이 현재 고열 등에 시달리고 있지만 생명이 위급한 정도의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메르스를 유발하는 코로나바이러스는 과거에는 사람에게서 발견되지 않았던 새로운 유형이다. 메르스는 2012년 4월부터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지역을 중심으로 계속 유행하고 있다. 현재까지 중동과 유럽의 23개 국가에서 1142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이 가운데 465명이 사망했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
중동호흡기증후군 국내 첫 감염 확인
입력 2015-05-20 15: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