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인터스텔라’ 제작 참여한 물리학자 킵 손 박사 내한

입력 2015-05-20 15:19

“세계적인 학자 스티븐 호킹과 함께 영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초기 구성안이 나와 시나리오 작가를 찾고 있는 중인데 빠르면 3년, 길면 10년이 넘게 걸릴 수도 있겠죠.”

세계적인 물리학자이자 미국 캘리포니아공과대학 명예교수인 킵 손(74) 박사가 20일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제12회 서울디지털포럼(SDF) 참석했다. 오전 기조연설자로 무대에 오른 그는 ‘인류의 호기심이 그려낸 우주의 굴절된 시공간’에 대해 40분간 강연했다.

이후 기자회견에서 그는 “탄탄한 과학적 이론 위에 만들어진 영화 ‘인터스텔라’는 과학과 대중문화간의 효과적인 협업 케이스였다”며 “새 영화 또한 지금껏 볼 수 없었던 흥미진진한 이야기로 새 과학 이론을 대중에게 쉽게 전달할 기회가 될 것이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11월 개봉해 1027만5484명(영화진흥위원회 기준)의 관객을 모은 ‘인터스텔라’에 제작 총괄자로 이름을 올렸다. 생존이 불가능한 지구를 떠나 우주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이 작품은 웜홀과 블랙홀 등 정통 물리학 이론을 시각적으로 구현해 우주과학에 대한 상상력을 자극하며 대중과 평단에 극찬을 받았다.

2006년 친구인 할리우드 프로듀서 린다 옵스트의 제안을 받고 ‘인터스텔라’ 제작에 참여한 그는 “대중으로부터 과학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데 이 영화가 큰 역할을 했다”며 “내가 책을 쓰는 이유와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킵 손은 강연 도중 천재소년으로 유명한 송유근(18·한국천문연구원 박사과정)군과 질의응답시간을 가졌다. 송군이 ‘인터스텔라’를 두고 “수많은 사람들이 블랙홀, 웜홀, 중력파, 5차원 우주에 대한 169분짜리 강의를 자발적으로 들으러 왔다”고 하자 킵 손은 “1000만 관객 중 10%라도 과학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면 100만 명이 미래의 과학자가 된다는 의미”라고 답했다. 송군은 “우리나라 사람들은 과학을 너무 어렵게 보는 경향이 있다”며 “나도 좋은 물리학자가 되는 것보다는 다방면에서 활약하고 싶다. 영화 제작에도 관심이 있다”고 했다.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