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톰 크루즈, 길을 비켜라. 이제 모디가 ‘탑 건’이다”

입력 2015-05-19 16:39 수정 2015-05-19 16:45
BBC 방송 캡처

지난주 나렌드라 모디 총리의 중국 시안(西安) 방문 소식을 전한 인도 일간 타임스오브인디아는 이런 문구로 검은색 선글라스를 낀 채 진시황 병마용(兵馬俑)을 주시하는 모디 총리를 묘사했다.

중국, 몽골을 거쳐 우리나라를 방문 중인 모디 총리가 이렇듯 남다른 패션 감각과 이미지 연출로 순방 기간 연일 화제를 뿌리고 있다.

영국 BBC는 18일(현지시간) 기사에서 모디 총리의 이 ‘병마용 사진’이 이번 중국·인도 정상회담의 가장 큰 ‘부산물’로 떠올랐다고 전했다.

매트릭스 스타일의 선글라스를 끼고 자신 역시 마치 용사와 같은 자세로 테라코타 병마용 사이에 선 모디 총리의 사진을 언급하며 타임스오브인디아는 “킴 카다시안의 육감미 넘치는 사진보다 더 빠르게 인터넷을 평정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 병마용 사진 만큼이나 소셜미디어에서 폭발적 반응을 일으킨 사진이 또 하나 있다. 바로 리커창 총리와 지난 15일 베이징(北京)의 유적 톈탄(天壇) 앞에서 함께 찍은 셀피(selfie·자기촬영) 사진이다.

사진 속에서 고개를 살짝 기운 자세로 자연스럽게 미소를 짓고 있는 모디 총리를 가리켜 워싱턴포스트(WP)는 “좋은 셀피의 힘을 알고 있다”고 평했다.

모디 총리의 패션 센스는 이어진 몽골 방문에서도 빛을 발했다. 몽골 전통 의상을 입고 페도라를 쓴 채 말 고삐를 쥐고선 그의 사진은 페이스북에서 30만회가 넘는 ‘좋아요’가 달렸다.

보통 다른 나라 정상들도 외국을 방문할 때면 이런 종류의 사진을 찍긴 하지만 모디 총리는 이를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로 만들고 있다고 BBC는 분석했다.

‘모디 쿨’(Modi Cool), ‘모디 시크’(Modi Chic)라는 패션 용어까지 등장했고, 그의 패션에서 영감을 얻은 온라인 쇼핑몰이 생겨났을 정도다.

모디 총리는 여기에서 한발 더 나아가 투자자들에게 인도를 알리는 수단으로서 이런 이미지를 전략적으로 연출하는 전략을 쓰고 있다고 BBC는 전했다.

실제 18일 우리나라를 방문한 모디 총리는 박근혜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선 깔끔한 검정색 양복에 흰색 행커치프를 꽂은 포멀한 차림으로 등장, ‘메이크 인 인디아’(인도의 제조업 혁신 정책)를 적극 홍보하기도 했다.

지난 1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인도를 방문했을 때 모디 총리 총리가 입고 나온 짙은 청색 양복엔 노란 실로 ‘나렌드라 다모다르다스 모디’라는 자신의 이름을 줄무늬처럼 옷 전체에 수놓았다.

이에 ‘자아도취에 빠졌다’는 비판이 일기도 했지만 모디 총리는 “난 잘 차려입는 걸 좋아한다. 신이 내게 색깔을 믹스매치할 수 있는 재능을 주셨다”며 개의치 않는 태도를 보였다고 BBC는 덧붙였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