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대기업 ‘일감 몰아주기’ 본격 조사… 대한항공 첫 타깃

입력 2015-05-19 18:01 수정 2015-05-19 21:40

공정거래위원회가 대기업의 ‘일감 몰아주기’ 조사에 본격 착수했다. 공정위는 대한항공 현장조사를 시작으로 재계서열 30위 안팎 2~3개 그룹을 대상으로 조사를 확대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19일 공정위와 산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전날 오전 서울 남대문로 대한항공 본사 3층에 위치한 ‘싸이버 스카이’에 대한 현장조사를 실시했다. 싸이버 스카이는 대한항공 기내잡지 광고와 기내 면세품 통신판매를 독점하고 있는 한진그룹 계열사로 조현아 전 사장 등 조양호 회장 슬하 3남매가 각각 33.3%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비상장인 이 회사는 총수일가 지분율이 100%인 회사로 일감 몰아주기 규제 기준(20% 이상)을 크게 상회하고 있다. 공정위는 한진그룹 외에 2~3개 중견그룹의 광고, 정보기술(IT) 계열사 등도 조사대상에 올려놓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계열사 역시 사이버 스카이처럼 총수일가 지분율이 100%인 회사다.

공정위 관계자는 “아직 공식 발표는 안했지만 내부적으로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 대기업 계열사를 확정한 상태”라면서 “일감몰아주기 규제법이 만들어진 이후 첫 조사인 만큼 어물쩍 넘어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감 몰아주기 규제는 1년간의 유예기간을 거쳐 지난 2월 본격 시행됐다. 총수일가 지분이 30%(비상장사는 20%) 이상인 계열사가 규제 대상이다. 위반 조건은 정상거래에 비해 조건이 7% 이상 차이가 나거나 연간 거래총액이 200억원 이상 또는 국내 매출액의 12% 규모로 거래하는 경우다. 이를 어길 경우 과징금은 물론 총수 일가가 3년 이하의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다.

세종=이성규 윤성민 기자 zhibag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