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뿔싸, 문이 열리자 사자가 껑충 뛰어 오르더니 남자를 덮친다.
큰일이다 싶은데 사자와 남자는 서로 얼굴을 부비며 마치 부녀지간인 것처럼 반가워 죽는다.
남아프리카 보츠와나에 사는 암사자 ‘시르가’는 그렇게 ‘아버지’인 발렌틴 그루너(27)의 품에 안겼다다.
최근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2012년 2월 시르가는 태어난지 얼마 안돼 거의 죽은 채로 발견됐다. 어미 사자가 버리는 바람에 두 마리 형제 사자는 죽고, 시르가만 간신히 살아남은 것이다.
발렌틴은 1.8kg에 불과한 시르가를 데려와 온갖 정성을 대해 살려냈다. 시르가를 위한 특별 레시피로 영양을 보충해줘 1년이 안돼 시르가는 79kg까지 컸다.
이제 어른이 된 맹수 사자가 자신을 살려준 생명의 은인과 포옹하는 모습은 드문 광경이다. 이들의 모습은 보는 사람마저 뭉클하게 만든다.
이제 발렌틴은 시르가가 야생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사냥하는 법을 가르치고 있다.
시르가가 야생으로 돌아가면 맹수와 인간의 우정은 언제까지 이어질지 궁금하다.
김태희 선임기자 t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