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프로배구 최강 삼성화재를 이끌었던 신치용(60) 감독이 일선에서 물러난다.
삼성화재는 18일 “신 감독이 구단 임원으로 보직을 옮기고 임도헌(43) 코치가 새 사령탑을 맡는다”고 밝혔다.
신 감독은 내달 1일부터 제일기획 스포츠사업총괄 산하에서 배구단 단장 겸 스포츠구단 운영담당 임원(부사장)으로 일한다.
한국 프로스포츠에서 신 감독은 우승 신화의 주인공이었다. 2005년 삼성화재 초대 사령탑으로 부임해 실업리그 포함 16번, 프로배구 출범 후 8번 우승을 차지했다. 1997년 슈퍼리그부터 2014-2015 V리그까지 19번 연속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하는 대업도 이뤘다.
초등학교 5학년 때 배구에 입문한 그는 세터로 활약하며 1977년부터 1980년까지 4년 동안 국가대표로 활약했다. 그러나 당대 최고의 세터란 수식어는 동기 김호철 전 현대캐피탈에게 내줬다.
하지만 지도자에 입문하면서 20년 동안 삼성화재 한 팀에서 일하며 늘 정상권에 있었다. 그의 좌우명은 ‘신한불란(信汗不亂·땀을 믿으면 흔들리지 않는다)’이다.
프로배구에서 안젤코, 가빈, 레오 등 외국인 선수들의 능력을 최고도로 발휘, 삼성식 조직배구로 프로 무대를 평정했다. 배구계 일각에서 용병에만 의존하는 ‘몰빵 배구’라는 지적을 받았지만 우승 청부사로서 그의 능력을 따라올 지도자는 없었다. 신 감독에 패한 책임을 지고 숱한 배구인들이 코트를 떠나야 했다.
신 감독은 사령탑으로 마지막 시즌인 2014-2015 V리그에서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하고도 챔피언결정전에서 OK저축은행에 패권을 내줬다.
이제 현역 감독으로서 설욕의 기회는 없지만 배구단 단장, 축구와 농구도 총괄하는 스포츠구단 운영담당 부사장으로 능력을 발휘할 기회를 잡았다. 그는 “행복했다”는 짧은 말로 배구 인생을 돌아봤다.
서완석 체육전문기자 wssuh@kmib.co.kr
삼성 배구 신치용 감독 지휘봉 놓는다… 후임에 임도헌 수석코치
입력 2015-05-18 19: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