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는 전날 공무원연금 개혁 협상의 '출구전략'으로 기초연금 강화 방안을 제안했으나 당내 반발에 부딪혀 이견만 노출하자 18일 기존 입장에서 한발짝 물러났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광주에서 열린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한 뒤 현지에서 공무원연금개혁특위 야당 간사인 강기정 정책위의장과 만나 전날 언론인터뷰를 통해 자신이 제안한 '기초연금 강화 방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이 원내대표는 회동을 마친 뒤 "강 의장과 만났다. 서로 메시지가 다른 것 같아서 수위를 맞췄다"며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50%와 관련해 기초연금 강화를 통해 실리를 취하면 된다는 이야기는 기본적으로 사회적 합의기구의 동의와 양해 정도는 있어야 한다는 것을 전제로 했는데 그 부분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정도면 이번 주 내에 본격적인 협상을 할 수 있는 진전된 상황이 나올 거라고 본다"며 "뻔한 이야기들로 시간을 끌지 않고 실용적인 국회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강기정 정책위의장도 "팩트를 확인했다. 이 원내대표는 사회적 합의기구에 참여한 당사자들의 양해와 동의가 있다는 전제 하에 제안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특히 지난 2일 공무원 연금개혁 실무기구의 합의안에 대해 서명한 당사자로서 이 원내대표 제안에 대한 견해를 묻자 "그 제안은 해선 안 된다"고 반대 견해를 분명히 밝혔다.
앞서 공무원연금개혁특위 위원인 김성주 의원 역시 이날 이 원내대표의 제안에 대해 "조율되거나 합의된 의견이 아닌 개인적 의견"이라고 선을 그었다.
문재인 대표도 이날 5·18 광주 민주화 운동 기념식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당내 논의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은 내용"이라면서 "많은 생각과 논의들을 함께 모아 우리 당의 입장을 정립해 가겠다"며 원칙적인 입장만 밝혔다.
이처럼 이 원내대표의 기초연금 강화 제안에 대해 당내에서 반발기류가 잇따르자 당내 다수의 동의를 얻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여 여야간 협상 의제로 제시되기가 힘들어졌다는 게 당 안팎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여권에서 이 원내대표의 제안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히며 공무원연금 개혁과 기초연금의 연계 반대입장을 거듭 밝히고 있는 점도 이런 전망에 힘을 보태고 있다.
이로써 공무원연금 개혁에 대한 여야간 협상은 절충점을 찾지 못한 채 다시 제자리걸음만 하게 될 가능성이 커졌다.
다만 이 원내대표가 여전히 기초연금 강화에 대한 소신이 강하다는 점에서 향후 여야간 협상이 본격화될 경우 당내 반대여론을 설득해 '협상카드' 로 활용할 개연성은 아직 남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통화에서 "박근혜정부 들어 기초연금 자체가 무너져버렸고 이를 국민에게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며 "향후 공적연금 강화를 위한 사회적 기구가 구성되면 이번 제 제안이 합의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
이종걸,하룻만에 ‘연금 절충안’ 철수…“사회적기구 동의 전제 제안”
입력 2015-05-18 18: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