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디총리와의 면담 앞두고, 기업들 ‘인도 투자’ 손익 계산 분주

입력 2015-05-18 19:02

국내 주요 기업들이 국빈 방한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의 면담을 앞두고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기준 전 세계 10위에 진입하며 ‘제2의 차이나’로 부상한 인도 시장 진출은 거스르기 힘든 대세가 됐지만, 각 기업마다 처한 조건은 제각각이기 때문이다.

모디 총리는 19일 오전 정부 주관 한·인도 CEO포럼에 참석한 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권오준 포스코 회장, 구본준 LG전자 부회장, 신종균 삼성전자 사장 등을 잇달아 개별 면담한다. 모디 총리는 이후 울산에 있는 현대중공업 조선소를 찾아 최길선 회장 등과 면담한 뒤 조선소를 둘러볼 예정이다.

모디 총리는 재계 총수 및 주요 CEO들에게 인도가 추진 중인 ‘세상 모든 제품을 인도에서 만들라’는 ‘메이크 인 인디아(Make in India)’ 정책을 설명하고 적극적인 투자와 기술이전 협력을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모디 총리는 재계 맏형 격인 정몽구 회장과의 면담에서 인도 내 현대차 3공장 건설 문제 등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1998년과 2007년 인도 타밀나두주 첸나이에 연간 생산능력 68만대 규모의 제1, 2공장을 지어 운영하고 있지다. 현대차 관계자는 18일 “인도 3공장 건설은 신중한 입장이지만 충분한 협의가 필요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모디 총리와 권오준 포스코 회장 면담에서도 인도 내 투자와 기술협력이 최대 현안이다. 포스코는 지난해 인도 서부 마하라슈트라주에 연산 180만t 규모의 냉연공장을 준공하는 등 현재까지 12억 달러를 투자했다. 포스코 측은 ”인도 철강사와의 연구개발 등 기술지원, 포스코의 독자기술인 파이넥스 설비 판매 협력 등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10년째 지연되고 있는 인도 오디샤주 일관제철소 건설 문제는 당장 해결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인도 내 허가 지연 등의 문제가 있는데다 전 세계적인 철강공급 과잉까지 겹친 상태다.

삼성전자는 유럽 출장 중인 이재용 부회장을 대신해 신종균 사장이 모디 총리와 면담한다. 삼성전자는 인도 노이다와 첸나이에 스마트폰과 TV공장을 각각 운영 중인데, 인도 시장의 잠재력 등을 고려해 제3공장 추가 건설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모디 총리와 구본준 LG전자 부회장도 스마트폰·가전 분야 협력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모디 총리의 울산 현대중공업 조선소 방문에서는 인도국영가스회사(GAIL)가 발주한 액화천연가스(LNG)선 재입찰과 관련한 논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모디 총리는 LNG선 재입찰에 현대중공업의 적극적인 참여를 요청할 것으로 보이지만, 현대중공업 측은 신중한 입장이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인도 측은 LNG선 9척 중 3척을 인도 내 조선소에서 건조해야 한다는 조건을 내걸었는데, 이는 기술이전을 전제로 한 조건”이라며 “구체적인 조건들이 충분히 협의돼야 판단할 수 있는 문제”라고 귀띔했다.

남도영 기자 dynam@kmib.co.kr